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 29일 오후 11시 8분께 A씨가 부인과 함께 이 경찰서 후문을 통해 강력계 사무실을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혐의를 일부 확인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피의자 A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 29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강 모(29) 씨를 치고 도주한 혐의다. A씨는 경찰에서 “사고 당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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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화면 |
화물차 기사 일을 하는 사망자 강 씨는 임신 7개월로 임용고시 준비 중인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피의자 차량이 직진 도주한 것으로 판단, 인근 민간업소 등의 CCTV를 분석하고 BMW 승용차를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지목했다. 그리고 화질 상태가 좋지 않은 관련 CCTV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용의 차량이 BMW 3/5/7시리즈, 렉서스 LS 시리즈, 뉴 제네시스, K7 등 4종과 유사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경찰의 추정과 정반대 방향에서 물증이 나왔다. BMW의 진행 방향과 반대쪽에 있던 차량등록사업소의 CCTV 파일에 윈스톰이 등장한 것이다.
이 CCTV에는 강 씨가 걸어가는 시각과 윈스톰 차량의 통행 시각이 정확히 일치했다. 윈스톰이 사고 현장에서 300m 거리의 골목으로 빠져나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찰의 서툰 판단에 허를 찌른 대목이었다.
이 CCTV의 존재에는 차량등록사업소 소속 청주시 공무원의 댓글이 큰 도움이 됐다.
차량등록사업소의 B씨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 ‘뺑소니 아빠’ 기사를 보고 “우리도 도로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는 댓글을 달았던 것. 댓글을 본 흥덕경찰서 수사관들은 지난 27일 차량등록사업소를 방문, 관련 CCTV 파일을 분석한 끝에 용의 차량을 윈스톰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A씨는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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