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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통법 비웃는 여전한 사용자 차별...기변 앞에선 없던 노트3도 번이에서는 “많아요”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사용하던 스마트폰이 자꾸 말썽을 부려 속이 상한 A씨는 최근 한 통신사의 대리점을 방문했다. 가족들 모두가 이 통신사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며 결합 할인을 받고 있어 기기변경을 하고자 하던 차에 마침 갤럭시 노트3에 공시 보조금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A씨는 몇일 째 쓰던 단말기를 계속 쓰고 있다. “재고가 없다. 들어오면 연락을 주겠다”말만 믿고 기다리고 있지만, 함흥차사다. 



같은 시간 옆 동료의 핸드폰에는 소위 밴드로 영업하는 한 업체로부터 “노트3를 번호이동 고객에게 10만원 패이백까지 더해 개통 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통신사들의 기기변경 고객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 이동통신가 갤럭시 노트3나 아이폰5S, 베가 아이언2 같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또 보조금 혜택이 많은 기종에 대해 노골적으로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고객 유치 수수료에 차등을 두는 차별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까닭이다.

30일 시내 한 대리점에 전달된 특정 통신사의 단가표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23일 SK텔레콤 한 매장에 전달된 단가표(그림 3)에 따르면 갤럭시노트3를 번호이동(NMP)로 유치할 경우 지급되는 37만원의 판매촉진금이, 기기변경에는 ‘0’원으로 기록됐다. 일선 대리점 또는 판매점이 노트3로 기기변경 고객을 유치해와도 통신사는 단 한푼의 지원금도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사례는 KT의 아이폰5S도 마찬가지다. 또 LG유플러스 역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기기변경 고객과 신규가입, 또는 번호이동 고객 유치에 대한 지원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심지어 KT의 경우 한 때 공식 온라인숍에서조차 아이폰5S의 기기변경란까지 없에,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리점 지원금 차별이 소비자 ‘기망’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노트3나 아이폰5S, 팬택 베가아이언2나 팝업노트 같이 특히 남은 재고 수량이 많치 않은 경우 그 차별은 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푼의 수수료가 아쉬운 대리점 입장에서는 몇대 남지 않은 단말기를 당연히 번호이동으로만 팔고 싶을 것”이라며 “심지어 특정 통신사와 단말의 경우 사실상 ‘마이너스’ 리베이트, 즉 기기변경 고객을 유치하면 오히려 판촉비를 환수하겠다는 내용까지 내려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사들의 노골적인 가입자 유형 별 수수료 차별 행위가, 기기변경 고객 앞에서는 없던 재고 단말이 번호이동 고객에게는 나타나는 웃지못할 마법을 부리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단통법으로 이통사, 대리점간 가격 경쟁을 차단한 정부가, 이 같은 이통사들의 차별적인 리베이트 지급에는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은 각 기업이 영업을 위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상한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도적인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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