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학생까지 노리는 ‘스포츠 도박’…한번 빠지면 돈도 가정도 파탄
檢, 350억대 불법사이트 운영자 기소…도박 참여한 모든 회원도 처벌키로


#국내 굴지의 중공업 회사에 다니며 부인과 세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었던 A 씨.

하지만 지난해 4월 호기심으로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사이트에 접속한 이후 A 씨의 삶은 파탄에 이르렀다.

러시아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종목에 거액을 무제한으로 베팅할 수 있는 ‘사설 토토’의 매력에 빠진 A 씨는 7개월 만에 8000만원을 도박으로 탕진했고 본전을 찾는다는 생각에 사채까지 손을 댔다.

A 씨는 결국 사채로 빌린 2700만원마저 모두 날리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에 허덕이는 신세가 됐다.

이처럼 평범한 회사원에서부터 연예인, 교사, 공무원, 전문직, 자영업자, 대학생, 심지어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의 유혹은 남녀노소ㆍ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마수를 뻗치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1부(부장 이형택)는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350억원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김모(39) 씨 등 6명을 검거해 이 중 3명을 구속, 나머지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에게 도박사이트 운영 계좌를 공급한 박모(41) 씨 등 5명과 통장을 빌려준 김모(29) 씨 등 6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조사결과 운영자 김 씨 등은 고향 선후배 사이로 필리핀 등에 본거지를 두고 서버를 운영하면서 인터넷 댓글을 통해 자신들의 사이트를 홍보했다.

이 사이트도 여느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처럼 기존 회원이 다른 회원을 추천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갔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에 대비해 사이트 도메인 주소를 3개월마다 바꾸는 치밀함을 보이며 2년 6개월간 운영됐다.

해당 사이트는 국내외 주요 스포츠만 대상으로 하는 공식 스포츠토토와는 달리, 러시아 아이스하키에서부터 이집트 축구,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을 운영해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이 사이트는 1회당 100만원 한도로 회수에 제한 없이 무한 베팅할 수 있는데다 베팅할 팀조차 소위 ‘사다리게임’으로 찍어 스릴감을 높여 회원들을 도박 중독에 빠지게 했다.

검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발생한 불법 수익을 전액 추징하고 숨긴 수익에 대해서는 보유 재산을 추적해 철저히 환수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기소된 일당 이외에 소재지를 알 수 없어 기소 중지가 된 4명을 쫓는 한편, 도박에 참여한 회원들도 모두 처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두헌 기자/badhoney@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