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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물 손대는 이유 봤더니…‘통증완화·수면’ 목적 많아
약물에 손을 대는 이유로는 통증 완화나 수면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스트레스나 고민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응답도 크게 늘었다.

반면 단순 호기심 때문이라는 응답은 급감해 약물 사용자들의 중독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약물사용 실태 및 의식에 관한 연구(Ⅱ)’에 따르면 약물을 사용하는 응답자들이 약물에 손을 대는 이유로 ‘스트레스나 고민, 피로 해소’를 꼽은 비율은 최근 10년새 3.5%에서 6.4%로 늘어났다. ‘통증완화, 수면 등의 목적’ 때문이라는 대답도 11.0%에서 28.0%로 증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단순 호기심 때문에 약물을 사용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61.9%에서 21.9%로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이와 달리 약물을 사용함으로써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보는 인식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었다.

‘신체건강 악화’, ‘정신건강 악화’, ‘폐인’, ‘사망’, ‘주변관계 악화’, ‘가정파탄’, ‘직장생활 피해’, ‘개인경제 피해’, ‘구입비용 과다’ 등 약물 사용으로 인한 개인적 손실 9개 항목 모두에서 공감하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약물의 사회적 손실로 제시된 4개 항목 ‘경기침체’, ‘사회도덕 약화’, ‘범죄증가’, ‘각종사고 유발’에 대한 인식도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약물 사용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하는 이유로 보고서는 치료 목적 이외의 일반의약품(처방약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치료 목적 이외의 일반의약품이란 스테로이드 같은 근육강화제를 비롯해 근육이완제, 진해거담제, 신경안정제, 수면제, 살 빼는 약 등을 가리킨다.

조사에서 치료 목적 이외의 일반의약품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4년 0.9%에서 2014년 8.1%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들 중 12.0%는 물질관련장애가 있을 정도의 심각한 남용자였다.

이는 ‘마약류’(마약ㆍ향정신성물질ㆍ대마) 사용 비율이 같은 기간 2.5%에서 1.4%로 감소하고, 본드, 부탄가스 등 ‘유해흡입물질’의 사용 비율도 2.0%에서 0.8%로 줄어든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다만 보고서는 2004년 조사에서는 환각 목적의 일반의약품을 조사했던 것을 치료 목적 이외로 확대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전제했다.

강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치료 목적 이외의 일반의약품의 경우 사용자가 모든 연령대에 분포하며 서비스ㆍ판매직ㆍ사무직ㆍ관리전문직과 함께 주부 비율도 높다”며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소연 위촉연구원은 “약물예방교육이나 홍보의 방향 역시 다변화돼야 한다”면서 “마약류만이 아니라 합법적인 일반의약품 역시 심각한 해악을 끼칠 수 있고 규제대상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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