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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효과 못 누린 삼성, ‘사상 최대’ 선물받은 애플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뒷걸음쳤다. 전통적인 IT 기기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3분기 대비 감소했다. 화면을 키운 애플의 ‘사상 최대’ 판매량 기록, 그리고 중국 업체들의 부상이라는 2개의 태풍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머리 위를 휩쓸고 지나간 형국이다.

29일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약 7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휴대폰과 태블릿 판매량은 각각 9500만대, 1100만대 수준”이라며 “이 중 스마트폰 비중은 70% 후반 대”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분기 7980여 만대에도 못미친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4분기가 북미 지역의 ‘블렉프라이데이’, 또 연말 크리스마트 특수 등으로 연중 최고의 실적과 판매 대수를 기록하는 시장 흐름에서도 벗어난 모습이다. 북미와 유럽 지역의 연말 스마트폰 수요 절반이 아이폰 신제품에 쏠렸다는 현지 시장조사 기관들의 분석이 실적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그나마 애플보다 근소하게나마 수량 기준으로 앞서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킨게 위안이다.

같은 기간 애플이 화면을 키운 아이폰6와 6플러스의 신규 수요 창출, 그리고 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 발굴을 통해 이전 5S 때보다 46%가 늘어난 745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에 성공한 것과도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전까지 고집을 버리고 4인치 후반, 5인치 중반의 대화면 아이폰을 만들며 약 2300만대의 신규 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고전을 면치 못한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70%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아이폰 5

중국 업체들의 부상도 삼성전자가 이끌던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75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판매량 순위 3위에 오른 화웨이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양분했던 500달러 이상 고가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또 ‘짝퉁 싸구려’로 각인됐던 샤오미 역시 최근 갤럭시 노트4와 비슷한 모습을 가진 제품을 회사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에 출시했다. 중저가 뿐 아니라 중고가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독주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4분기 평균판매가격(ASP)와 전제 영업이익이 반등한 것은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출고가가 95만원인 갤럭시 노트4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이 개선되고 유통재고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실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4분기 IT모바일(IM) 부문에서 매출 26조2900억원, 영업이익 1조9600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각각 7%와 12% 증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4분기 수익성 측면에서 반등한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양적으로도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 그리고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새로 출시한 A시리즈와 E시리즈, J시리즈 등이 본격 출시되고, 2분기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갤럭시S 신제품 출시도 예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소재와 혁신적인 디자인, 차별화된 기능을 적용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여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R&D와 마케팅 등 전분야에 걸쳐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특히 1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지난 4분기 대비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A 등 신제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려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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