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中 최대 부동산그룹, 스페인리그 명문구단 지분 매입에 나선 까닭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완다그룹은 지난 21일 4500만 유로(약 564억2000만원)를 들여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기업이 유럽 명문 구단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태국 총리 출신인 탁신이 맨시티 지분을 사들여 구단주에 등극했다가 되판 적은 있다.

완다그룹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앞으로 중국에 축구 아카데미 3곳을 설립하고 마드리드에도 3000만 유로(약 376억2000만원)를 공동으로 투자, 중국 유망주들이 축구 유학을 할 수 있는 센터를 짓기로 합의했다.

중국 축구가 수십년간 한국팀을 넘어서지 못해 ‘공한증’이라는 말까지 생긴 걸 감안하면 완다그룹의 행보는 꽤 의미심장하다.

또한 최근 중국 축구 프로리그가 막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유명 선수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는 점 또한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완다그룹의 이번 스페인구단 지분 인수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중국의 ’축구부흥‘을 알리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와 기업의 전방위적인 ‘축구발전 지원’은 취임 이래 각종 공개석상에서 축구를 화제로 올리며 ‘축구광’으로까지 불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중국 축구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거론하는 한편 3개 구기종목과 오페라 등 이른바 문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미국과 함께 종합 1∼2위를 할 정도의 체육강국으로 통하지만, 유독 축구 종목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대표팀은 이번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도 B조 1위로 8강에 올랐지만, 홈팀 호주에 가로막혀 탈락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이 근년 들어 축구 인재 양성, 축구 인프라 구축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축구발전공정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정부는 최근 교육부장(교육장관)이 이끄는 청소년 교내축구 공작영도소조를 발족시켰다. 이 소조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재정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국가체육총국,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 인사들까지 참여하는 조직으로 미래 중국 청소년 축구사업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교육부장은 중국이 이미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축구리그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했다며 선수모집시험 등을 도입해 우수한 미래 축구 인재를 양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축구 공작의 성공사례는 농구, 배구 등 이른바 3대 구기종목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 신경보는 28일 청소년 축구소조 발족은 축구발전이 이미 중국의 국가전략으로 확정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말 축구 등 체육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축구를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또 2017년까지 전국적으로 2만개 안팎의 초, 중학교를 ‘축구특색학교’로 키우고, 200개 수준의 대학축구팀을 설립하며, 30개 정도의 학교축구팀 시범구현(區縣)을 건립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재벌들마저 축구발전에 적극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구단주인 일부 지자체가 선수 연봉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프로축구 재원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K리그 프로축구와 비교되는 모습이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