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무담보대출·대여비제공”…대포통장 모집도 지능화
양도땐 그 자체로도 범죄 해당
“통장과 현금카드를 빌려주면 우리 사이트(사설 스포츠토토) 이용객들이 입금하는 금액의 10%를 대여비로 주겠다.”

이 말에 넘어가 통장을 보낸다면, 당신은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을 제공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중국과 필리핀 등에서 활동하는 총책의 지시에 따라 대포통장을 모집하고,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을 총책에게 송금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송모(22) 씨 등 인출책 2명을 구속하고,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통장을 양도한 피의자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 등은 이달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 10명이 입금한 5500여만원을 은행에서 인출해 중국과 필리핀 등지로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개인정보가 도용돼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이용되고 있어 돈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찰청ㆍ금융감독원 사칭 전화와 “서류 없이 무담보로 2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금융기관 사칭 전화 등에 속아 돈을 입금했다.

한편 총책은 최근 대포통장 제공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관련 범죄 근절 홍보가 늘어나 통장 모집이 어려워지자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 이용 경험이 있는 이모(41ㆍ불구속) 씨 등에게 접근했다.

총책은 대부분 회사원인 이들에게 “통장과 현금카드를 보내 주면 토토 사이트 이용객들이 입금한 금액의 10%를 수수료로 주겠다”고 꼬드겼다.

사설 토토 사이트인줄만 알고 용돈벌이차 통장을 보낸 이들은 자신들의 통장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된 사실을 알고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가 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인출책 및 통장판매자 등 관련된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통장이나 카드를 양도하면 그 자체로 범죄일 뿐더러 대부분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이 되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양도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