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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27일 오후 인천공항서 청와대 폭파 협박범 체포…범행동기 집중조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프랑스에서 전화를 걸어 청와대를 폭파시키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강모(22)씨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강씨는 오후 4시 24분께 검은색 후드 점퍼와 목도리 차림에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채 입국장 B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경찰 두 명에게 양팔을 잡힌 채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 측의 승합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

경찰은 강씨가 공항에 도착하자 체포영장을 집행,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송했다.

강씨는 24일 현지로 날아간 아버지의 설득으로 26일 오후 9시(현지시간) 프랑스파리에서 귀국 비행기에 탑승했다.

강씨의 아버지 강상욱 전 정의화 국회의장 보좌관은 취재진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아들이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다”며 “아들은 현지에서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노숙한 것 같다. 스스로 귀국을 선택한 데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 부담을 안았음에도 끝까지 격려해 준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면서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아들과 만나지도 않았는데 설득했다거나 강제송환을 한다는 등 기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해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 씨는 지난 17일부터 최근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겨냥한 폭파 협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여러 차례 반복해왔다. 25일에는 오전 2시39분부터 약 5차례에 걸쳐 청와대 민원실에 “오늘 정오까지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협박 전화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불만과 ‘의지’가 뭔지 밝히지는 않았다. 10여분이 지난 오전 2시 55분께 군과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 등 300여명이 투입돼 청와대 주변을 집중 수색했지만 폭발물 등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이 강 씨에 적용할 혐의는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이다. 경찰은 이미 파리 주재 경찰을 통해 강 씨가 SNS 상에 폭파 협박 글을 올린 경위 등을 조사한 만큼,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위협으로 이어지지 않은 단순 협박은 구속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일단 조사가 끝나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용의자 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정 의장을 보좌하고 있던 강 전 보좌관의 장남으로, 평소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 전 보좌관이 국회의장실에 제출한 진료증명서에는 강 씨가 관계 부적응, 불안ㆍ우울 등의 증상으로 보호병동 입원치료와 더불어 외래 약물치료 등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군복무도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으로 마쳤다.

강 씨는 돌연 지난달 13일 홀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탑승했고, 출국 한달만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보좌관은 강 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에야 그가 프랑스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들의 범행 사실도 지난 19일에야 경찰로부터 아들이 폭파 협박 용의자라는 사실을 통보 받고 확인했다. 강 전 보좌관은 결국 25일 “정 의장께 이런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며 국회의장실에 사표를 제출한 뒤 프랑스로 출국했고, 아들의 귀국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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