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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같은 소프트웨어 교육...“직접 만드니 재미있어요”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게임이랑 이야기를 직접 만들 수 있어서 재밌어요”

지난 27일, 일산 덕이초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수업 중 한 아이가 던진 말이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영어로 된 명령어를 입력하고, 또 지루할 정도로 자판을 두들겨야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던 소프트웨어 교육이 아니였다.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춘 다양한 도구로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의 구성 원리, 즉 논리적인 구조를 익혀 나갔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이날 소프트웨어 교육 시범학교 운영현황을 파악하고 발전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과 함께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 시범학교 덕이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날 학생들은 어린이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래치를 활용해 빛 센서와 컴퓨터를 연결해 밝기에 따라 모니터 속의 고래를 움직이게 만드는 모둠활동을 수행하는 학습을 선보였다. ‘고래의 입을 열자’라는 주제로 고래 뱃속에 갇힌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를 구하는 방법을 어린이들이 스스로 찾아 만드는 과정이다.

도구는 컴퓨터가 아닌 빛을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있는 우유곽으로 만든 고래였다. 학생들은 직접 센서에 닿는 빛의 양을 조절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어떤 학생들은 고래가 잡아 먹으면 물고기들이 사라지는 것을 구현하고, 물고기들이 다 사라지면 고래 뱃속 상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우유갑 고래가 입을 열 때 모니터상 고래와 물고기들을 숨기고, 피노키오와 제페토 할아버지가 나타나도록 한 어린이들도 있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센서의 작동 원리를 배우고, 또 친구들과 함께 피노키오를 구할 방법을 토론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게임이랑 이야기를 직접 만들 수 있어서 재밌다”며 “프로그램도 어려워보이지만 초보자도 배우면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친구들이 시간이 안되기도 하고 어렵다고 생각해 듣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소프트웨어에 관심은 있다”고 말했다. 익숙하지 않은 영어 단어를 나열하는 과거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아닌, 기본 원리를 깨닫고 논리로 풀어가는 과정에 학생들이 먼저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윤 차관은 “지난해 미래부가 운영한 소프트웨어 교육 시범학교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학생들 70% 이상이 수업내용에 대해 만족하고 흥미를 느꼈다”며 “학부모들 또한 소프트웨어 교육이 아이들의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꿔야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고 SW는 논리력을 기르기 위해, 3D 프린팅은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미래부는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수화에 대비해 더 많은 학생이 재미있는 소프트웨어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선도학교 및 SW창의캠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부는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를 지난해 72개교에서 올해 160개교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2회 실시했던 ‘SW창의캠프’도 올해 10회 이상으로 확대한다.

수업을 진행한 장준형 덕이초 연구부장은 “컴퓨터가 필요없는 언플러그드 수업이 대안으로 떠올라 현재 교재에 실려있고, 교사들이 컴퓨터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연수를 진행함과 동시에 교사연구회 등이 구성돼 지식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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