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에서 한국인 4명이 납치됐다가 나흘 만에 풀려났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4명은 지난 22일 몸값을 요구하는 괴한에게 납치됐다가 지난 26일 오후 11시 30분께 모두 풀려났다. 현재 필리핀 경찰은 석방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납치범 검거를 시도 중이다 .

이들 4명은 친인척 관계의 30~40대 남성으로, 지난 22일 오전 마닐라 북쪽 산후안시에 있는 온라인 도박사이트 사업장에서 괴한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피해자 가족에게 한화 2억여원 상당의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경찰은 가족과 함께 석방 교섭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몸값 일부를 송금했다. 협상 과정에서 범인들은 납치한 4명 중 2명을 살해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외교부는 4명 모두 무사하며 범인들로부터 구타를 당했으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필리핀에서 강력사건으로 한국인이 피해를 보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필리핀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한국 대학생 1명이 현지 괴한의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어학연수를 온 박모(22) 씨는 동료 학생들과 기숙사로 오던 도중 한국 학생의 가방을 뺏으려던 괴한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범인이 쏜 총에 맞았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어깨 부위에 박힌 총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한인 납치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지역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해 7월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현지 납치범과 몸싸움을 벌이다 사망한 바 있다. 3월에는 필리핀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여대생이 납치된 이후 한 달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작년에만 필리핀에서 범죄사건으로 사망한 한국인 수가 최소 9명에 이른다. 공식적인 사건 통계일 뿐 실종 사건 등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더하면 그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