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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전자부품 사업, 공생(共生) 전략 탄력...최첨단 부품시장 파이 키워
[헤럴드경제=홍길용ㆍ이슬기 기자]삼성그룹 전자부품 부문의 공생(共生)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완제품에 모든 경쟁력을 집중시키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자동차 등 이(異) 업종으로의 영역확대는 물론 동(同) 업종 내 경쟁업체들과도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와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이 바탕이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바람이 불고 있다. 아몰레드는 기존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보다 더 얇지만 더 밝고, 피로도도 낮다. 아몰레드는 오직 삼성디스플레이만 만들 수 있는데, 그 동안 삼성전자가 생산량 대부분(80%)을 가져갔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에도 아몰레드를 공급할 여력이 생겼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이어 카메라 모듈 등의 외부판매도 늘려가고 있다. 이미 갤럭시S5에 장착된 카메라는 1600ㆍ2000만 화소에 달한다. 800만 화소인 아이폰6의 배가 넘을 정도로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기술은 세계 최정상이다. 이러다보니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앞다퉈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을 찾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는 올 가을 출시될 애플 ‘아이폰7’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대부분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아이폰5S 이전에는 애플에 AP를 대량 공급했지만, 아이폰 5S와 아이폰 6·6플러스에는 세계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 제품이 대부분 납품됐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핀펫 공정으로 AP를 생산하면서 16나노 수준인 TSMC를 압도했다. ‘나노’는 반도체 미세공정 단위로 숫자가 낮을수록 칩의 크기는 작아지고 소비전력 효율은 좋아진다.

삼성SDI도 더이상 삼성전자 바라기가 아니다. 소형 2차전지는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납품 비중이 높았지만,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2차 전지의 고객은 대부분 그룹 밖이다. 주요국 에너지 기업을 파트너로 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분의 빠른 성장도 그룹 의존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크다. 이밖에 지난 해 제일모직 합병으로 품게 된 소재부분도 반도체 소재와 편광판 등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그룹 외부 매출 확대에 따른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밖 매출에 적극적이었던 LG와 달리 삼성전자 부품계열사들은 오로지 삼성전자를 위한 제품공급에 집중해왔었다”면서 “최근 이들이 삼성 밖으로의 눈을 돌리는 것은 삼성전자 완제품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원인이 됐지만, 결국 삼성이 보유한 최첨단 부품의 시장 파이를 키워 부품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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