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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 외교관 꿈에 한걸음 성큼, KHYD 4기 성료

미래 외교관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모임 ‘제4회 코리아헤럴드 청소년 외교아카데미(KHYD)’가 23일부터 25일까지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코리아헤럴드가 외교관이 꿈인 청소년들에게 외교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주니어과정(초등생)과 시니어과정(중고생)으로 구분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영어강연에 별도에 통역을 제공하지 않고 시사퀴즈와 에세이는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이번 4회 프로그램에서는 알리스다 워커(Alisdair Walker) 주한 영국대사관 정치참사관, 카트린 사사키(Katrine Sasaki) 주한 영국대사관 기후변화팀장, 박종수 글로벌경제평화연구소 이사장 / 중원대 교수, 백승희 외교사무관, 케핑 야오(Keping Yao) 유엔거버넌스센터 거버넌스&공공행정 담당관,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지연 코리아헤럴드 팀장, 송상호 코리아헤럴드 기자가 각각 주니어과정과 시니어과정의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자들은 청소년들에게 외교와 외교관의 생활과 역할에 대해 생생한 경험을 전하고 국제사회의 변화와 한국의 선택에 대해 토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주한영국대사관 알리스다 워커 정치참사관은 시니어 과정에서 ‘한국과 영국,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영국의 외교관으로서 한국에서 하고 있는 일을 알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강연을 시작한 그는 정치 분야의 참사관으로서 “한국과 영국의 정치관계에 관련된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에 방문해 세계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은 무역관계에서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과의 관계가 점점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과 서로 이익이 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연 후 최다인 학생의 “한영관계에서 특색 있는 점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워커 참사관은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났는데 유럽을 제외하고 한국이 가장 영국과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슈가 됐다”고 답했다. 이영준 학생의 “영국이 파운드화 사용을 고집하는 이유?”라는 질문에는 “영국이 섬나라여서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고 영국인들은 파운드를 지키고 싶어한다”라고 답했다. 

또 “최근 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김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최혜진 학생의 질문에는 “IS는 대단히 폭력적이기 때문에 전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김군은 곧 자기가 한 일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트린 사사키 주한 영국대사관 기후변화팀장은 ‘영국 소개’, ‘외교관이 된 과정’, ‘외교관이 하는 일’, ‘기후 변화’라는 네 가지 주제의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꿈은 수의사였지만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외교관이 됐다고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강연을 시작했다. 

강의 중 중점은 역시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현재 한국과 영국 사이에는 무역과 투자, 국제 경제, 인권 등의 다양한 이슈가 존재하지만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기후 변화 문제”라고 강조했다. UN의 기후변화협약을 비롯해 세계 여러나라들의 노력도 함께 소개했다. 강연이 끝난 후 참가자 들은 다음은 어디서 근무하고 싶은지, 가장 힘든 일은 뭐였는지 등의 질문을 했다.

코리아헤럴드 서지연 경제부 정책팀장은 ‘최신국제이슈 해석 – FTA’를 주제로 한 시니어 강연에서 “전세계가 FTA는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해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시된 현실적 대안의 개념”이라며 “경제적으로 비슷한, 혹은 서로 주고 받을 것이 있는 나라 둘셋이 모여 자유무역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한국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지만 끊임없이 무역을 확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중국과의 FTA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거대한 시장과 제조산업을 가진 중국과 발달된 기술과 시장을 가진 한국에 대해 서로 두려움이 있어 빗장을 완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연 후 가장 성공적이었던 FTA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서지연 팀장은 “칠레와의 FTA는 우리나라가 남미쪽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었던 기회였다. 발달된 산업도 우리와 겹치지 않아서 서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밖에 일본이 FTA에 소극적이었던 이유, TPP(Trans-Pacific Partnership)와 FTA의 비교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송상호 코리아헤럴드 기자는 테러리즘에 대해 강연했다. 송 기자는 “테러리즘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며, 테러리즘이 발생하는 원인은 정부의 힘이 약해 통제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테러를 막는 방법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화가 중요하다”는 참가자의 의견에 동의한 송 기자는 테러를 막는 다른 방법으로 튼튼한 정부 만들어주기, 종교에 대한 이해, 이웃이나 친구에 대한 관심, 국제적 빈곤 퇴치, 교육 등을 꼽았다. 송상호 기자는 “외교관이 되고자 한다면 국제면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역사책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역사는 미래예측의 길잡이가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날(24일) 오전에는 구글코리아 김태원 팀장의 강연이 있었다. ‘창의적 관점과 새로운 미래,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김태원 팀장은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관점으로 본다. 즉, 내가 보는 세상은 나의 관점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적인 인재는 타인을 성공시킬 줄 알고, 똑 같은 것을 다르게 보며, 못 봤던 것을 볼 줄 안다”며 “글로벌 인재를 꿈꾼다면 친구와 경쟁하기 보다 세계의 또래들과 견주어 성장한다는 생각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김태원 팀장은 “이성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이성으로 공부하면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감성으로 공부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열정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 “창의력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참가자의 질문에 김태원 팀장은 “창의력은 지능이 아닌 태도의 문제다. 열린 마음과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창의적인 태도가 창의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밖에 “구글 채용 면접시 어떤 질문을 받았고 또 요즘 채용에는 어떤 질문을 하고 있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었나”, “종이책으로 가는 흐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이 이어졌다.

외교부 백승희 외무사무관은 현직 외교관으로서 실제적인 경험과 생생한 이야기로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외교, 외교관, 외교부의 이해와 실제’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백승희 사무관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상황과 분단을 고려할 때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외교의 중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백 사무관은 외교관의 자질로 인내심, 추진력, 설득력, 외국어, 건강, 적응력, 근성을 꼽으며 “꼭 정치외교학과를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도 외교관이 될 수 있다. 꼭 서울대를 나오지 않아도, 외국에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노력하면 충분히 외교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당부했다. 

백승희 사무관에게는 “통일하면 어떤 시행착오가 있을까” “외교관으로 일하다가 가족이 납치돼서 협상의 대상이 되면 어떻게 하나”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글로벌경제평화연구소 박종수 이사장은 주 러시아 한국공사였던 경험을 살려 시니어 과정에서 ‘외교협상의 중요성, 전략과 사례’, 주니어 과정에서 ‘외교관의 의전, 원칙과 실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이사장은 “외교협상은 설득, 타협, 강제 등 수단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또 최소한의 희생으로 최대한 국익 실현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역사적으로 서희의 외교담판이나 광해군의 실리외교는 현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러시아와 북한,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와의 외교협상은 통일과 분쟁조정, 경제협력 관계에서 엄청난 희생을 일으키는 전쟁을 막는 등 높은 효율과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이사장은 주니어 과정 강연에서 “의전은 국가 간 관계 또는 국가가 관여되는 공식 행사나 의식에서 지켜야 할 일련의 규범”이라며 의전의 기본 원리로 존중, 문화의 반영, 서열을 꼽았다. 실제로 국가간 외교행사에서 적용되는 의전 원칙에 따라 서열을 정하는 법, 좌석배치, 차량탑승, 기념촬영, 테이블 구성, 게양기의 종류 및 배치에 대해 설명했다.

UN거버넌스센터의 케핑 야오 거버넌스&공공행정 담당관은 “국제기구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강연했다. 케핑 야오 담당관은 “국제화 사회에서 단일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고 있고 복잡한 국가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최근 에볼라 발병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주도하는 것이 국제기구”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다양한 국제기구와 활동, 운영원칙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한중관계에 대한 전망과 테러단체에 대응하는 PKO의 무력사용 범위, 북한 문제, IS에 대한 UN의 대응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담당관은 “IS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자금난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인질을 잡고 높은 몸값을 요구하는 형태의 사태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KHYD의 마지막 강연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신화 교수가 장식했다. ‘글로벌 안보, 한국 외교의 선택’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신화 교수는 안보란 무엇이며 안보를 바라보는 관점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시작으로 변화된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 외교의 전략과 방향에 대해 열강을 펼쳤다. 

탈냉전시대에 새로운 안보위협의 사례와 대응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이신화 교수는 “현실적으로 중강국인 한국이 UN 등 국제무대에서 비슷하거나 작은 규모의 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익을 높여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IS의 특성과 세력 확장이 가능한 이유”에 대한 참가자에 질문에 이 교수는 “IS는 시리아의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한 반군의 위치를 통해 시리아 내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고, 반 서구, 반미 감정이 강한 중동에서 미국을 상대로 성공적인 결과물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신화 교수는 국제무대를 꿈꾸는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되 국제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글로벌한 꿈을 꾸라(Remember your root is in Korea, always dreaming the world)”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쳤다. 


2박3일간의 이 프로그램은 강연 외에도 오바마의 스피치분석 및 팀별 프레젠테이션 대회, 국제시사 퀴즈 및 에세이콘테스트 등으로 진행됐다. 제7회 차세대 글로벌지식리더포럼과 함께 진행됐으며 다음 프로그램은 오는 7월에 다시 개최될 예정이다.(http://heraldn.com)

이정환 기자 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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