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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홍준 교수 4차례나 다녀간 옥산장
정선 아우라지 근처에 있는 여관 옥산장에 가면 ‘돌과 이야기’라는 돌 전시관이 있다. 언뜻 보면 길가에 널려 있는 돌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옥산장 주인인 전옥매 할머니가 막대기로 돌들을 짚어가며 “이것은 부처님, 이것은 예수님, 이것은 영국여왕…”라고 설명할 때마다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살아가다보면 좋은 일도 많지만 어렵고 속상한 일도 있잖아요. 하루는 얼마나 속이 상한지 아무도 없는데 가서 소리를 지르고 싶어 아우라지를 찾았어요. 그런데 강가에서 나뭇가지에 새가 앉아있는 그림이 들어있는 돌이 보였어요. 울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날 이후 30여년 동안 전옥매 할머니는 돌들을 수집해 왔다. 쥐, 소, 말 등 12간지(干支)에 숫자 1~10, 십자가 등 다양한 무늬의 돌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옥산장 손님들은 돌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운이 좋으면 전옥매 할머니 부부가 들려주는 정선아리랑도 들을 수 있다.

“세월이 가려면 저 혼자나 가지 알뜰한 이내 청춘을 왜 늙히며 가나”

“이웃집의 여자들은 향수내만 나는데 우리집의 여자는 땀내가 나네”

올해 여든인 전옥매 할머니의 노래를 들으며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후렴구를 따라부른다.

옥산장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나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 1991년 유 교수는 답사객 45명과 함께 옥산장을 찾았다. 옥산장 문을 연 후 처음으로 관광버스 손님을 맞은 전옥매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식혜 한동이를 대접했다.

유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2권에 “옥산장 주인아주머니의 밝은 웃음에는 장모님 사랑 같은 따뜻한 정이 흠씬 배어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후 유 교수는 세 차례나 더 옥산장을 찾았다.

전옥매 할머니의 따뜻한 인심에 곤드레나물밥, 더덕무침, 감자 붕생이 등 정갈한 음식, 깔끔한 잠자리가 몇 번이고 다시 옥산장을 찾고 싶어지게 만든다.

옥산장에는 2층 짜리 양옥 건물과 황토방이 있다. 산간지역에서 추위를 막기 위해 방안에 벽난로처럼 들여놓았던 고콜도 볼 수 있다. 정선아리랑열차 1박2일 패키지 상품에 옥산장이 포함돼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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