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대전)=이권형 기자] 무려 53년 동안 주민등록없이 ‘무적자(無籍者)’로 생활해 온 70대 절도범이 철도경찰의 도움으로 뒤늦게 주민등록번호를 갖게 됐다.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대장 김정욱)는 지난 21일 대전역 대합실내에서 절도죄로 검거된 피의자 C모 씨(70세,남)가 수사 과정 중 주민등록 없이 살아온 것을 발견하고 신원을 회복하게 했다고 밝혔다.

C씨는 주민등록법이 시행되기 전 가출해 무려 53년 동안 주민등록이 돼있지 않아 기초생활수급, 의료보험 등 기본적인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를 수사과정 중 발견한 철도경찰관 최인호 주무관이 C씨의 거주지 관할인 대전 동구 중앙동 주민센터에 동행해 주민등록신고를 하고 주민등록증을 신규발급 받게 했다.

남의 지갑을 훔친 절도범으로 검거되었다 오히려 본인의 주민등록증을 찾은 C씨는 철도경찰관의 뜻하지 않은 배려에 눈물을 흘리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이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않겠다”며 죄를 뉘우쳤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김정진 수사과장은 “C씨가 다행히 등록기준지와 형제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 빠른 신원파악이 가능했다“며 ”비록 피의자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범죄자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떳떳하게 새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wonh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