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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복합할부 상품 이르면 2월 초 출시…복합할부에 목 줄 걸린 중소 캐피탈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삼성카드가 현재 1~2일로 돼 있는 신용공여기간을 30일로 늘리는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을 이르면 2월 초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당국도 신용공여기간을 30일로 늘린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의 조기 출시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현대차와 카드업계의 복합할부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현대자동차와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 수수료율 협상을 앞두고 준비해 온 새로운 상품을 설 연휴 이전에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새 상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내놓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새 복합할부 상품은 기존에 고객이 신용카드로 자동차를 결제한 구입 대금을 카드사가 현대차에 이틀 뒤에 지급하면 바로 캐피탈사가 해당 거래의 매출채권을 매입하던 것을 30일 뒤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에 대해 카드사의 일반적인 신용카드 거래방식과 차이가 없고 모든 신용카드에 캐시백을 제공하는 것은 부가서비스보다는 프로모션에 가깝다”며 새 복합할부상품은 약관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들 간의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면 즉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대차와의 가맹점 계약이 3월로 끝나는 삼성카드는 2월 중순 이후 현대차와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기적으로 협상 직전에 신용공여기간을 늘린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것은 현대차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복합할부 상품의 신용공여기간이 체크카드와 같이 1~2일에 불과하므로 카드사가 1.9%나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종전 체크카드 수수료율인 1.3%로 내릴 것을 요구하자 마련한 대응책이라는 것이다.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을 조기 출시하려는 것은 캐피탈 업계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체 매출 중 자동차 비중이 80%대에 달하는 중소 캐피탈업체에게 복합할부 상품은 일종의 생명줄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중소 캐피탈사로선 매출 채권을 한달 뒤에 넘겨 받는 한이 있더라도 이 상품이 유지돼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할부상품은 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이 될 뿐 아니라 캐피탈업체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현대차의 요구대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크게 낮추면 사실상 복합할부상품 시장이 고사될 수 뿐이 없는데, 이는 중소 캐피탈업체의 목줄을 빼앗는 것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중소 캐피탈 사가 복합할부 상품에 사활을 거는 것은 경쟁자인 현대캐피탈보다 조달 금리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의 회사채에 대한 신용평가에서 현대캐피털이 AA+를 받은 반면 중소 캐피털 사들은 A+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고객들에게 낮은 금리를 제시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복합할부 시장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중소 캐피털 사는 현대차에서 지급한 수수료 1.9% 중 카드사 몫을 제외한 1.37%를 받으면 이중 1%를 영업사원에게 판매 수수료로 제공하고 나머지를 소비자 금리 인하에 쓸 수 있다.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현대캐피털보다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는 것도 복합할부 상품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캐피탈 업계 관계자도 “이 상품이 사라지면 중소 캐피탈사는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고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은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불리한 계약조건을 내걸 것”이라며 복합할부 상품이 유지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도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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