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모델 아닌 디자이너 모집에 팔등신 신체사이즈 요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패션 모델이 아닌 디자이너를 모집하는데 모델 뺨치는 신체 사이즈를 요구하는 것은 피팅모델 인건비를 아끼려는 업계의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패션노조,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 3개 단체는 21일 “패션업계가 신입 디자이너를 뽑는 과정에서 피팅모델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신체사이즈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일부 패션업체는 모델이 아닌 옷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를 뽑는데 ‘키 165~170㎝, 가슴둘레 33인치, 허리둘레 26인치, 엉덩이둘레 36인치’로 명시했다고 한다.


이는 피팅모델을 별도로 채용하지 않으려는 업체들의 꼼수이며, 일자리를 구하는 신입 디자이너들은 인간적인 모멸감과 수치심을 겪고 있다고 이들 단체들은 설명했다.

3단체에 따르면, A지망생은 “수년간 준비해 포트폴리오를 제출했으나, 정작 면접관은 이 옷 입어보라. 하고선 대충 보고 보냈다. 그게 면접이라는 것이었다”라고 하소연 했다고 한다.

B지망생은“면접을 한 20군데는 본 것 같다. 어느 곳을 면접 보러 가면 말랐다, 우리 이미지와 안 맞는다, 등 아무 말 없이 옷 만 입어보고, 몸매평가만 받았다. 어떤 곳은 들어가자마자 옷도 안 입고 눈을 위아래로 훑더니 아 네 됐어요. 하고 보냈다. 면접 보려고 준비하고 아침부터 일어나 부모님한테 인사하고 나섰는데 면접 보러 들어가자마자 30초안에 면접 끝이라니…. 제가 옷을 입어보러 4년을 공부한 건지 뭔지, 회의감이 들었다”는 사연을 이들 단체에 제보해 왔다고 한다.

C지망생은 “면접관이 ‘OO씨는 골반 뼈 좀 깎고 와야 되겠어요, 살이 그렇게 쪄서 되겠냐’는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 단체 관계자는“세계적 디자이너인 샤넬의 칼라거펠트, 루이비통의 마크제이콥스, 안나수이와 같은 디자이너들은 한국의 기업에서 취업할 수 없다. 그들은 뚱뚱하고, 키가 작고, 너무 말랐기 때문”이라며 “이런 시스템 하에서 청년인재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이들 3개 단체는 22일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뒤 패션계의 신체차별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