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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홀릭] 부조리한 사회, 온전치 못한 우리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눈을 내리깐 채 침통한 표정의 두 여인. 종잇장처럼 얇게 접어 놓은 형상의 조각이다. 반쪽짜리 모습으로 서 있는 이들의 모습에서 단절된 현대인의 모습이 겹쳐진다. 공간을 어색하게 분할한 이 조각 작품을 작가는 ‘부조리한 덩어리’라고 했다.

인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조각가 천성명(44)이 ‘부조리한 덩어리’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온전치 못한 인체 형태를 한 대형 설치작업 10점을 선보였다. 

천성명, 열병, 철, 유채, 60x50x240㎝, 2015 [사진제공=스페이스K]

또 다른 작품에서는 잘려진 신체 이미지, 예를 들면 뚝 잘린 손이 횃불을 들고 있는, 역시 온전치 못한 인체의 단면이 등장한다. 이 밖에도 다리, 얼굴, 장기 등 해체된 신체 기관이 덩어리들로 ‘나뒹굴고’ 있다. 묘하게도 모두 선전 포스터의 이미지나 기념 동상의 일부를 연상케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낡은 가치와 규범들의 상징이다.

작가는 묻는다. 가치와 규범을 상실한 혼돈의 시대에 온전치 못한 우리, 아직 괜찮으냐고.

전시는 2월 27일까지 스페이스K 과천(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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