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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한 화법에 간결한 메시지...5년새 확 달라진 이재용 부회장
[헤럴드경제= 권도경ㆍ이슬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화법이 더욱 묵직해졌다. 19일 삼성 신임임원 축하만찬에서 이 부회장의 격려사는 예년과는 확연히 달랐다. 최고의사결정권자로서의 무게감 뿐 아니라 간결한 메시지에 여러 의미를 담는 화법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의 이날 격려사에서 “작년 한 해는 여러 가지로 어려웠음에도 좋은 실적을 내서 임원 승진을 하신 여러분은 정말 능력 있는 인재들입니다. 올해도 더 열심히 도전합시다”라고 말했다. 단 두 문장 안에 지난 해에 대한 평가, 인사의 기준, 새 사업에 대한 의지를 모두 담은 셈이다.

이 부회장은 또 “패기 있게 일하자”며 수 차례 ‘패기’라는 단어를 반복했고, “삼성의 미래를 위해 힘차게 도전해 달라. 삼성그룹의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 달라”고도 했다. 변화와 혁신이 올 해 중요한 경영목표이며, 이를 위해 실패를 두려워 않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상무 승진한 이후 매년 신임임원 만찬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부사장 승진 이후인 2010년부터 격려사를 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 회장의 뜻을 신중히 다시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부사장 승진 직후인 2010년에는 “선대 회장(이병철 창업주)이 삼성의 발전한 모습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이라면서 “잘나갈 때 우쭐대지 말아야 한다”며 반전을 줬다. 늘 경계심을 잃지 말라는 이 회장의 메시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사장 승진 후 만찬에서는 “승진하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려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내비쳤다. 2012년 만찬에서는 “세계 경기가 유럽연합(EU)의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더 위축될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더욱더 공격적으로 계열사들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부회장 승진 후부터 조금씩 리더십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2013년 만찬에서는 “’삼성과 신임 임원의 무한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라고 외치면 ‘삼성, 삼성, 삼성’이라고 세 번 답창 해달라”고 제안했다. 지난 해에는 “올해도 불확실성 속에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며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하는 시기에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라며 마하(mach) 경영이라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2014년에는“‘100년 삼성’을 위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화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자는 ‘이재용 시대’의 메시지를 처음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다양한 관측을 낳았다. 실제 지난 해 삼성은 대대적인 사업ㆍ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다.

한편 올 해 만찬에는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참석했다. 삼남매가 회사 공식 행사에, 최고경영자 자격으로 동시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3세대 경영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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