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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떼어내고 픈 ‘이 놈의 정전기’…車문 열때 찌릿찌릿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직장인 김모(47) 씨는 요즘 자동차 문을 여닫을 때마다 노이로제 증상마저 보인다. 손끝에서 ‘찌릿’하고 올라오는 정전기 때문이다. 한번은 동네 셀프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기위해 주유기에 비치되어있는 비닐장갑을 끼지않고 주유손잡이를 자동차 주유구에 가져다대는 순간 ‘스파크’가 튀어 큰일이 날뻔도 했다. 이후 김 씨는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막으려고 문을 열고 내릴 때 한쪽 손으로 차의 문짝을 잡고 발을 내디디거나 동전이나 열쇠 등으로 차체를 ‘툭툭’ 건드려 정전기를 흘려 보낸 다음 차문을 연다. 이렇게 하면 운전자의 옷과 시트커버가 마찰하면서 생겨난 정전기를 서서히 흘려 보내는 효과가 있어 한꺼번에 큰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를 둘어서다.

▶건조한 겨울, 내 몸이 ’물‘을 부르는 소리 ’정전기‘

요즘 같이 춥고 건조한 초겨울 날씨에는 정전기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옷을 벗을 때 ‘빠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따끔따끔한 통증이 오거나, 여성의 경우 스타킹에 치마가 달라붙어 애를 먹기도 한다. 심지어 악수를 하다가도 깜짝 놀라 손을 떼는 일도 생긴다. 겨울철에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습도가 낮을수록 정전기가 잘 발생하는 이유는 수분이 전하를 띠는 입자들을 빠르게 전기적 중성상태로 만들기때문으로, 대기의 상대습도가 60%이상이면 정전기가 남아있지 않지만 30%이하인 경우에는 정전기가 많이 쌓인다. 따라서 공기가 건조한 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정전기가 유독 잘 발생한다. 


▶건조한 겨울철, 건조한 체질인 사람 특히 심해

정전기는 말 그대로 ‘정지돼 있는 전기’로 물체가 마찰 등 외부의 힘을 받으면 전하를 띠게 되는데 전하가 어느 한 곳으로 몰리면 양(+) 또는 음(-) 전하를 띤다. 이 전하들이 전깃줄과 같은 도체를 타고 흐르는 것이 전기이고, 어떤 물체의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정전기다. 겨울철에 자동차 문을 잡는 순간 찌릿하게 오는 전기적 자극이나 고무풍선을 머리에 비벼대거나 스웨터를 벗을 때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현상들이 바로 이 정전기가 흐르는 현상 때문이다. 인체는 옷과의 마찰로 지속적으로 전하가 생기며, 따라서 항상 정전기로 인한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전하가 축적되기 전에 피부를 통해 공기 중의 수분으로 방전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겨울철과 같이 습도가 낮을 경우에는 대개는 방전이 되지 않고 몸에 쌓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성인 4명 중 1명꼴로 정전기로 인한 불편을 겪는다. 특히 몸이 건조한 체질인 사람들은 더욱 심하게 정전기가 쌓일 수 있다.

▶이뇨작용 일으키는 술과 커피, 정전기

정전기는 내 몸의 자동경고장치가 보내는 일종의 신호로 유난히 정전기가 많이 일어난다면 ‘물’이 필요하다는 경고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입술이 트고, 모발이 엉키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던 사람이라도 이러한 정전기 신호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갑자기 추워지고 건조해진 날씨가 되면 급박하게 우리 몸에서도 물이 말라 ‘수분’을 요구한다. 술과 커피는 정전기의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뇌하수체 후엽에서 만들어지는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물을 마셨을 때보다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 또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높이기 때문에 체내 세포에서 많은 물을 배출하게 만든다. 이렇게 배출된 물은 곧바로 방광에 차고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된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도 이뇨작용을 일으키는데 카페인의 경우 섭취량의 약 2.5배의 수분을 배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커피와 술을 자주 마시면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고 정전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되는 것이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주영수 교수는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술자리가 늘어나면 수분 부족으로 잦은 정전기가 일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전기 쯤이야? 피부염 환자나 노인층은 반복적 정전기 노출 예방을

인체에 축적되는 전압의 한계는 약 3500볼트이며, 손끝에 통증을 느낄 정도의 정전기라면 대개는 3000볼트 이상이다. 정전기가 이처럼 고압인데도 감전되지 않는 것은 전류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전류의 1000~100만분의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체에 큰 자극을 줄 만큼 강하지 않다보니 정전기를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피부를 자극해 가려운 느낌을 유발하고 이를 긁게 되면서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 피부병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 노화와 더불어 체수분량이 감소하는 노인 등은 정전기를 예방하는 게 좋다. 또 잦은 정전기는 짜증, 피로감, 불면, 두통,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 머리가 빠져 고민인 사람들은 각별히 모발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정전기로 머리가 엉키면 모발이 쉽게 손상될 수 있고, 잘 빠지기 때문이다.

정전기가 피부병이나 내과질환의 요인이라는 연구도 있다. 국내의 대학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정전기 쇼크가 뇌파나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노약자나 심장질환자의 경우 주의할 것을 권하고 있고, ‘한꺼번에 큰 용량의 정전기를 피부에 접촉시켰을 때 염증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는 임상보고도 있다. 또 정전기 스파크로 인한 작열감은 아토피 피부염환자 등의 가려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정전기로 인해 공기중의 먼지가 피부에 흡착되므로 이것이 반복될 경우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정전기 노출은 사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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