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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철강업계, 탄소배출권 부담까지 ‘사면초가'
[헤럴드경제]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중국발 저가 제품 시장 잠식으로 어려움을 겪는 철강업계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유정용 강관이 미국에서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데 이어 유가 하락으로 유정용강관, 송유관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때문이다. 여기에다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따른 부담까지 겹치면서 업계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18일 철강협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유연탄을 사용하는 고로(高爐)의 특성상 철강업계가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철강업계가 정부에 요청한 탄소배출권 총량은 3억 2700만t이지만, 정부가 책정한 배출 총량은 3억 600만t으로 2100만t이 부족하다. 이를 정부가 제시한 기준가격인 t당 1만원으로 환산하면 2100억원 규모로, 3년간 1400만t가량의 철강 생산을 억제하는 결과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선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이 일제히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1228만 30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35.7%나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8년 수입규모(1431만t)에 육박했다. 또 강관업계는 지난해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해 업체별로 9.89∼15.7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어 수출경쟁력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유정용 강관의 대미 수출량은 지난 2013년 89만 4000t이며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연간 관세납부액은 1억달러를 넘는 수준이다.

최근엔 국제유가 급락으로 미국 셰일오일 시추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정용강관과 송유관 수출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철강업체인 US스틸은 유정용 강관이나 송유관을 생산하는 오하이오 공장과텍사스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756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국내에서도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휴스틸 등 관련 업체의 수출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진철 휴스틸 사장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유정용 강관의 수주가 10∼20%가량 줄어든 상태”라면서 “수출 감소분을 내수로 돌리기도 마땅치 않아 설비합리화, 생산효율성 제고 외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조만간 발표될 철강업계의 작년 4분기 실적이 호전됐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4분기가 전통적으로 업계의 성수기인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의 효과가 더해진 것일 뿐 근본적인 업황의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도 철강업계의 경영여건이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없다”면서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단기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이제는 살아남는 데 주력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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