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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년만에 이룬 남아공 ‘송로버섯의 꿈’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푸아그라(거위간), 캐비어(철갑상어알)와 함께 3대 진미로 꼽히는 송로버섯은 진귀하고 값이 비싸 ‘땅속의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린다.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광산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이러한 ‘검은 다이아몬드’를 채굴(?) 하진 못해 왔다.

그런데 최근 남아공의 한 농민이 9년 동안 찾아다닌 끝에 송로 버섯을 발견해 화제다.

땅 속의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송로버섯. [사진 =게티이미지]

영국 가디언 최신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농민 캐머런 앤더슨은 뉴질랜드를 여행하고 돌아온 뒤인 9년 전서부터 송로버섯 찾기를 시작했다. 자신의 농장에 있는 떡갈나무 500그루 아래에서도 송로버섯이 자라고 있을 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송로버섯은 인공 재배가 어렵고, 떡갈나무나 헤이즐넛 나무 아래 땅 밑 30㎝ 속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훈련된 개나 돼지를 이용해 채취한다.

앤더슨이 인내심이 다해 포기할 마음이 들 쯤 그의 9년만의 여정에 종지부를 찍는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심정으로 얼마전 자신의 9살 박이 바이마라너(독일종 사냥개)를 데리고 농장 주변을 살폈던 앤더슨은 애완견이 킁킁 거리며 파들어 간 땅에서 그토록 찾아 헤맸던 송로버섯을 발견한 것이다.

앤더슨은 “너무 기뻤다”며 “내 애완견에게 인공 송로버섯 기름을 맡게 해 훈련했는데, 이렇게 진짜로 발견하게 될 줄 몰랐다”고 감격해 했다.

이 송로버섯은 DNA 검사와 현미경 검사에서 진품으로 확인됐다.

백색 송로버섯. [사진 =게티이미지]

앤더슨은 이 기념비적인 송로버섯을 박물관에 기증해 박제로 만들어 전시할 수도 있었지만, 일단 맛부터 보기로 했다. 그는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별 5개짜리 미켈란젤로 호텔을 찾아 요리장에게 송로버섯의 일부를 요리해달라고 부탁했다. 발견된 송로버섯은 보관이 잘못돼 일부 손상되기도 했다.

앤더슨은 “사람들에게 송로버섯이 남아공에서도 자랄 수 있다고 말하고 다닌다”면서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모험하려 하지 않는다. 분명 송로버섯 재배가 가능하다는 걸 확인하고 앞으로 시장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첫 송로버섯 발견 소식에 남아공 우드퍼드트뤼플 창립자인 볼커 미로스는 “완전 놀랍다. 나는 5년간 이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송로버섯이 자랄까요?’ ‘송로버섯 농장에 투자해야할까요?’라고 묻는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이탈리아에선 세계 최대 크기의 흰색 송로버섯이 발견돼 화제가 됐었다. 이 진귀한 버섯은 뉴욕 경매에서 대만 바이어에게 6만1250달러(6600만원)에 팔렸다. 흰색 송로버섯은 주로 10월부터 12월까지 이탈리아 특정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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