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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S·모터쇼…CEO들의 프레젠테이션 전쟁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세계최초 ‘쏘나타 PHEV’ 공개
친환경차 시장 주도 비전제시
모터쇼 통해 진정성 보여줘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동그라미에 각각의 선을 연결
삶을 더 풍요롭게 형상화 눈길
CES 참석자들 박수갈채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센터(Cobo Center)에서 열린 ‘2015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현대차 미디어컨퍼런스. 부스를 가득 메운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 앞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등장했다.

현대차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인 ‘쏘나타 PHEV’를 글로벌 최초로 공개하는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유창한 영어와 여유로운 표정으로 ‘친환경차 시장 주도업체’로의 비전을 밝혔다.

특히 정 부회장은 무게감 있는 화법과 화려하지 않은 제스처를 연설 중간에 적절히 섞어 신뢰감을 주는데 주력했다. 연설문을 보여주는 프롬프트를 무대 앞 양쪽에 설치, 연설자의 자연스런 시선처리를 도왔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5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쏘나타 PHEV를 배경으로 중장기 친환경차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를 대표하는 정 부회장이 직접 청중을 대상으로 진정성을 보여주려 했다. 제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연륜이 많은 전문가여서 알차고 충실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이후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발표하는 무대에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등장하는 일은 이제 통과의례가 됐다. 연초 잇따라 열린 북미가전쇼(CES)와 디트로이트모터쇼는 전세계 주요 제조업체의 내로라하는 CEO들의 프리젠테이션 경연장이기도 했다.

해외 전시회에서 펼쳐지는 기업 프레젠테이션이 언뜻 CEO의 개인기에 기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철저한 사전 각본과 계산, 수 차례의 실전연습 결과다.

연초 CES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프리젠테이션은 참석자들은 물론 전세계인들의 갈채를 받았다. 국내외 IT업계를 통틀어 가장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인물로 알려진 윤 사장이지만, 숨은 조력자들도 있다. 제일기획이다.

삼성전자 CE부문장 윤부근 대표가‘ CES 2015’ 개막을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에서‘ IoT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이번 프레젠테이션 무대 배경으로 미래를 상징하는 푸른색 바탕에 크고 작은 동그라미들을 각각의 선이 연결하는 화면을 썼다. 사물인터넷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겠다는 윤 사장의 기조연설 주제를 반영한 것이다.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때 쯤에 맞춰 저명한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깜짝 등장,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변화와 기회를 설명했다.

행사 관계자는 “윤 사장의 편안하고 부드러운 인상과 제스처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기획됐다”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의 CEO급 중에는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담당 사장도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으로 꼽힌다. 슈라이어 사장은 난해한 디자인 연설에서도 청중들이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베끼기’ 전략으로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중국 샤오미의 프리젠테이션도 눈길을 끈다. 레이쥔 CEO는 대형 스크린 앞에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서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스티븐 잡스를 연상케 해 ‘애플 짝퉁’이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지만, 애플의 강력한 추격자로 급부상한 샤오미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요 프레젠테이션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임원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스처로 인한 전달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CEO가 직접 나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장 전문가인데다 가장 책임있는 위치라는 점에서 참석자와 듣는이에게 강한 신뢰감을 갖게 하는 효과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김윤희ㆍ서상범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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