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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 날개’ 단 삼성 반도체에 ‘애플’이 돌아왔다
-삼성전자,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용 A9 프로세서 생산물량 75~80% 확보 추정
-파운드리 물량 회복으로 시스템LSI 사업부 호실적 기대…DS 부문 연간 영업이익 13조원 및 영업이익률 30% 달성도 무난할 듯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지난 2012년 촉발된 ‘특허전쟁’으로 애플에 대한 파운드리(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사업) 납품이 사실상 중단, 영업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 시스템LSI(시스템반도체) 사업부가 올해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용 A9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파운드리 생산물량의 75~80%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삼성전자 내에서 급격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반도체ㆍ부품(DS) 부문의 전체 실적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관련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들어갈 A9 AP 파운드리 수주 경쟁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대만 TSMC를 큰 폭으로 제친 것으로 추정된다.

<도표설명>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KGI증권 연구원이 세계 각지의 애플 부품 공급망에서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삼성전자의 애플 A9 AP 수주 현황.

프랑스 크레디리요네(CLSA) 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올해 A9 AP 생산물량의 80%를 삼성전자가, 나머지 20%를 TSMC가 가져간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날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KGI증권 연구원 역시 세계 각지의 애플 부품 공급망에서 취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A9 AP 생산물량의 75%를, 나머지 25%는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수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애플의 애플워치에 탑재될 S1 AP 생산물량도 100% 확보했다.

애플이 올해 약 1억대가량의 A9 AP 탑재 아이폰을 판매할 예정(CLSA 추산)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생산할 A9 AP의 물량은 최소 7000에서 최대 8000만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약 2년 전 애플과의 특허전쟁 당시 TSMC에 빼앗겼던 파운드리 물량을 대거 되찾아 온 셈이다.

파운드리 ‘수주 대박’을 이끈 구심점은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이다.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하면 기존 20나노 공정과 비교해 AP의 전력 소모량이 35% 줄어들고 성능은 20% 이상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 기술을 상용화, 제품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TSMC는 최근에서야 16나노 핀펫 플러스의 초기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실제 올해 삼성전자가 수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A9 AP의 물량은 모두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된 제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반등을 이끈 DS 부문의 올해 실적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분기별로 3000억~1조원 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되는 시스템LSI 부문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 DS부문의 연간 영업이익 13조원 및 영업이익률 30%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파운드리 물량 확보뿐 아니라,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 AP’의 향후 전망도 밝아 DS 부문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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