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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닮은듯다른 오너의‘배신’…투심은 엇갈렸다
대한항공 유상증자후 반전 성공
현대글로비스 블록딜무산 하락세


새해 들어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연이어 대형 이벤트를 터뜨리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지만 결과는 천양지차다.

첫손에 꼽히는 사건은 지난 7일 대한항공의 5000억원 유상증자 발표다. 국제유가 하락을 발판으로 한창 주가가 상승하던 시기에 나온 유상증자로 당일 주가는 4.71% 급락했다. 투자자에겐 날벼락 같은 일이었지만 조양호 회장 일가는 이미 지난해 11월 대한항공 주식을 한진칼 주식으로 바꾼 탓에 증자에 따른 부담을 피할 수 있었다.

자칫 ‘배신감’마저 들 수 있는 상황이지만 대한항공 주가는 곧 반전에 성공했다. 툭 튀어나온 악재(유상증자)보단 탄탄한 호재(유가 급락)가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연평균 항공유가가 배럴당 10달러 하락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1680억원(유류사용량 3200만 배럴, 원/달러 환율 1050원 기준) 늘어난다. 2014년 연간 대한항공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분기 기대치를 반영한 현재 3689억원 수준이다. 2015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542억원으로 크게 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 후폭풍이 거세다.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지난 13일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의 블록딜 추진 소식이 알려진 당일 하한가를 기록한 뒤 14일에도 9.22% 빠졌다. 주가를 떠받치던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주가 하락이야 피할 수 없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게 여의도 증권가의 반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015년 현대글로비스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정도로 해외 경쟁사와 비교할 때 크게 고평가 받은 것도 아니었다”면서도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무의미한 것 같다”고 말했다.

2거래일 만에 시가총액 2조5600억원이 사라지면서 시장 전체도 크게 흔들렸다. 특히 외국인들은 ‘투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3, 14일 이틀에 걸쳐 현대글로비수 주식을 1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15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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