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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새해‘공중파 손들어주기’본격 나선다
문화콘텐츠 새 성장동력 구축전략…방송시장 개입 ‘편들기’ 변질 우려
정부가 이동통신 시장에 이어 방송시장에도 적극 개입한다. 문화 콘텐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정부의 방송 시장 개입이 자칫 정치권과 선거를 의식한 ‘방송 편들기’, 특히 ‘지상파 편들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등은 이 같은 내용의 ‘방송산업 활성화’ 방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지금까지 부처별, 또 방송 영역별로 존재했던 칸막이식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제도개선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우선 정부는 올해 방송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새로운 방송서비스를 도입한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유료방송 상용화에 성공한 UHD(초고화질) 방송과 관련, 90억원 규모의 민관 합동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확보에 나선다.

하지만 이 펀드는 이미 UHD 시장에서 한 발 앞서나간 케이블TV나 IPTV가 아닌, 황금 주파수 타령만 하며 정작 UHD에 대한 투자에는 소극적인 공중파 지원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기주 방통위 상임위원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미래부와 방통위 간에 지상파 UHD 도입시기와 필요한 소요 주파수, 주파수 확보방안을 종합적으로 협의하고 있어 금년 상반기에 관련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이 공중파의 정치적 영향력을 의식,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700㎒ 황금 주파수의 무상 지상파 할당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정부도 가세해 혈세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KBS 수신료 인상, 또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 분쟁 적극 개입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날 공영방송 재원을 정상화하고 방송산업 전반에 대한 콘텐츠 투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34년간 동결된 KBS 수신료를 현실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KBS 및 EBS, 또 민관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MBC 등의 인력, 재원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심지어 방송의 화질 저하가 불가피한 ‘다채널 방송(MMS)’ 서비스를 EBS를 넘어, 전체 공중파 방송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거론했다. 앞서 보고한 UHD 전용 주파수 배정과는 180도 다른 결과를 가져올 정책을 동시 추진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다.

또 방송 광고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칸막이 식 방송광고 규제를 방송 프로그램 편성시간당 총량제로 개선하고, 가상 및 간접광고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방통위는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 분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분쟁 조정기능을 강화한다.

여기에 방송과 통신 시장 질서확립을 명분으로 통신 사업자 및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결합판매에 대한 규제도 강화한다. 이는 사실상 가정 통신 요금 인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2의 단통법’ 사태를 불러올 가능성도 높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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