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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오덕] 첫 발 뗀 타이젠폰, 고성능도 출시될까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몇 번의 출시 연기와 성공 가능성 논란을 딛고 마침내 삼성전자의 타이젠폰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삼성전자는 14일 인도 뉴델리에서 행사를 열고 개방형 멀티플랫폼 ‘타이젠’을 탑재한 ‘삼성 Z1’을 공시 출시했습니다.

우선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4.0인치 디스플레이와 1.2GHz 듀얼 코어 프로세서, 듀얼 심 카드, 1500mAh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5700루피(약 9만9000원)에 불과합니다. 중국 제조사의 저가 단말기보다 저렴한데다 ‘클럽 삼성’을 통해 70여개 라이브 TV 채널과 23만개 이상 노래까지 공짜로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TV, 영화 등을 즐길 수 있는 ‘조이박스’까지 제공됩니다. 콘텐츠가 비용인 시대에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IDC의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안드로이드와 iOS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OS 시장에 성공적인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타이젠은 리눅스 커널을 인용한 운영체제(OS)로, 네이티브 앱과 HTML5을 기반으로 이뤄진 독자 플랫폼입니다. 삼성이 서드파티의 저조한 참여로 인해 개발 중단을 선언한 독자 OS ‘바다(Bada)’ 이후, 타이젠 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죠. 타이젠 협회에는 삼성전자와 인텔을 비롯해 화웨이, 후지쯔, 도코모, 오렌지,보다폰 그리고 국내 이동통신3사인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이 포함돼 있습니다.

개발 초기 타이젠은 저가형과 고급형 두 종류로 동시에 개발되는 형태로 시작됐는데요. 저가형 플랫폼이라는 오해는 지난 2012년 말 시작됐습니다. 삼성이 타이젠 ‘라이트’를 통해 256MB라는 낮은 사양의 램과 512MB 롬을 장착한 스마트 기기들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발단이었습니다. 당시 알려진 최소 사양은 512MB 램과 1GB롬, 1028x72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 다시 말하면 삼성의 궁극적인 목표가 가격과는 별개로 구현할 수 있는 최저사양의 디바이스에서 구현 가능한 OS를 개발하는 데 있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삼성은 이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새 타이젠은 저가형 단말기 OS라는 이미지가 굳어졌죠. 구글의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와 연계된 독자 OS 개발 견제와 저가 안드로이드폰을 만든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도 한 몫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의 고성능 타이젠폰이 출시될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앞서 해외 IT 전문매체들은 스냅드래곤 800을 장착한 가칭 ‘Z2’의 유출본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후속제품 출시의 과제는 Z1의 판매량입니다. 하드웨어 성능이 갈수록 높아지고 고성능 저가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마당에, 첫 타이젠폰인 AZ1이 긍정적인 판매량을 보이지 못한다면 OS 자체의 존립성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화웨이, 후지쯔 등이 더 싼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도 있죠.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것은 쉽다”며 “생태계 확보와 서드파티의 참여, 그리고 인지도를 넓히는 그 이후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한편 안드로이드 앱을 타이젠에서 작동하도록 변환해주는 ACL(Application Compatibility Layer) 에뮬레이터를 도입해 앱 호환성 문제는 일정 부분 해결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궁금증은 남습니다. ‘타이젠폰에 ACL보다 안드로이드를 설치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질문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타이젠폰에 다른 OS를 설치할 수 없습니다. 삼성 관계자도 이에 대해 “기술적으로 타이젠에 안드로이드를 설치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앞서 윈도우 모바일을 탑재한 ‘옴니아’에 안드로이드가 설치되는 것과는 달리, 타이젠폰에는 CPU 칩에 일종의 락(Lock)을 걸려 있어 지정된 OS만 설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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