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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틈나면 도지는 ‘정치테마株’… 실적은 ‘글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집권 여당 대표가 ‘반기문’을 입에 담자 관련주식들이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서여의도’ 바람이 ‘동여의도’를 덮친 격이다. 그러나 ‘정치테마’를 바탕으로 한 이같은 주가 급등은 대부분 결말이 좋지 않았다. 전형적인 ‘후진국 투자 양태’라는 비판도 나온다.

14일 주식시장의 뜨거운 쟁점은 ‘반기문’이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영입 가능성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언급하자 관련 주식들이 줄줄이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유도 다양하다. 반 총장의 친동생, 대학동문, 유엔환경기구(UNEP) 상임위원 등 그를 둘러싼 각종 인맥들이 참여한 회사들이 ‘반기문 관련주’로 묶이면서 크게 오른 것이다.

한창은 전일 대비 14.72% 오른 1870원에, 에너지솔루션은 14.90% 오른 1465원, 씨씨에스는 15.00% 오른 598원, 보성파워텍은 14.94% 오른 4425원, 휘닉스소재는 11.36% 오른 1520원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관련 주식은 모두 반 총장과 관련이 있는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돼 지난해 연말부터 반 총장에 대한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했던 종목들이다.

한창은 최승환 대표이사가 현재 유엔환경기구(UNEP) 상임위원이라는 이유에서, 보성파워텍은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으로 재직중이라는 이유에서, 씨씨에스는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이유 에너지 솔루션은 대표이사가 반 총장의 사촌동생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 등이다.

반 총장 주식에 기름을 부은 것은 새누리당 김 대표로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집권여당 대표 입장에서 반 총장의 영입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49%인지 51%인지 생각해봐야한다”, “천하의 영웅호걸들을 모시고, 국민이 가장 높게 지지하는 분들을 내세운다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 발언은 반 총장의 영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업계에선 받아들이면서 관련주 급등 사태로 확장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정치 테마주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결국엔 오른만큼 가라앉게 되는 ‘거품’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월 금융감독원이 대선(2012년 12월) 이후 1년간 정치테마주 147개 종목을 분석한결과 대다수의 주가 상승이 ‘거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익률 상위 150개 종목과 비교해서도 정치테마주는 7.8%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수익률 상위 종목들은 88.3%의 수익률을 냈다.

특히 147개 종목 가운데 49개 종목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적발돼 66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47명의 인사들은 고발 등 엄중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EG는 대선 전 7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사분의 일 수준인 1만7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안철수 테마주로 묶였던 안랩과 써니전자, 다믈멀티미디어 등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테마주는 주가와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어 대부분이 원래 주가 수준으로 회귀한다”고 조언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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