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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러코스트 탄 지배구조 수혜株 ‘주의보’
[헤럴드경제 = 박영훈 기자] ‘황태자주’로 불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지배구조 수혜주(株)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지배구조개편 이슈로 프리미엄이 붙다보니 주가가 급상승ㆍ급락을 거듭, 지배구조 관련주에 투자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이나 사업 전망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다른 종목들과 달리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로 부각돼, 주가 향배를 가늠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증권사들 마다 목표주가도 들쑥날쑥이다. 해당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황태자주’로 불리며 고공행진을 이어왔지만, 매각 시도 소식에 13일 하한가로 고꾸라졌다. 하루동안 무려 1조7000억원이 증발했다. 14일에도 장초반 7%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자(父子)가 높은 할인율까지 적용하면서까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시장이 충격에 빠진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활용해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많아, 현대글로비스 주가에는 프리미엄이 붙였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높고, 현대모비스 주가는 낮을수록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폭락하자,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할인돼오던 현대모비스는 반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증권사마다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이제는 현대모비스를 꼽히며,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지배구조 관련 핵심주(株)로 꼽히며 공모주 열풍을 불러온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3.24%를 보유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회사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자사주를 활용해 인적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식의 시나리오가 거론되면서, 오너가의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은 기업 펀더멘탈(기초여건)과 상관없이 치솟다가 최근엔 조정을 받으며 연일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제일모직은 18만원부근까지 상승한 뒤 현재 14만원수준까지 하락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제일모직에 대한 목표주가를 20만원까지 제시했는데, 이는 지배구조개편 관련 프리미엄 8만원이 더해진 것이다. 오너일가 지분이 많은 삼성SDS 역시 지난해 11월25일 상장한 지 약 열흘 만에 그룹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최고가인 42만950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현재는 주가가 26만원대까지 폭락한 상태다. 


지배구조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지배구조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위험한 베팅을 걸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은 주가 등락폭이 다른 종목에 비해 커, ‘설’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피해를 보기 쉽상”이라며 “추측에 의존에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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