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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상범기자의 아!車!> 이런 차도 있었어?우리를 스쳐간 비운의 국산차 5가지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 매년 자동차 회사들은 다양한 신차들을 시장에 내놓습니다. 차 한대를 새로 내놓기 위해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모든 차들이 성공을 거두길 바라는 것이 해당 회사의 마음일 것 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시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차가 있는 반면, 태어났을 때의 야심을 채 꽃피우지도 못하고 잊혀진 차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를 스쳐갔던 비운의 차들이죠.

이제는 단종되어 찾아보기 힘들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머릿속에서는 달리고 있는 국산차들을 되짚어봤습니다.

▶해치백의 악몽, 대우차 넥시아=대우자동차는 90년대 초반 르망으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에 고무돼 만든 파생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세단형의 씨에로와 해치백 형태의 넥시아입니다.

당시 넥시아는 1.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90마력, 최대토크 13.9kgㆍm의 스펙을 장착해 시장에 나왔습니다.

94년 출시된 씨에로의 경우는 그나마 르망의 후광과 한국인이 선호하는 세단형 모델이라는 점을 안고 판매가 어느정도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1년 뒤 출시된 넥시아는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다 결국 1년 9개월 뒤인 1996년 12월에 단종됩니다. 

대우 넥시아(사진=위키피디아)

후속 모델인 라노스의 출시도 영향을 미쳤지만 해치백이라는 점이 가장 큰 부진의 이유로 꼽힙니다.

한국시장에서 해치백은 가혹할만큼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는데요(한국소비자의 해치백 외면의 역사는 따로 추후에 다뤄보겠습니다), 넥시아도 이를 피할 수는 없었나봅니다.

▶100대 판매의 신화(?), 한국 지엠 G2X=G2X는 한국 지엠(옛 지엠대우)에서 2007년부터 판매했던 2인승 스포츠카입니다. 당시 한국 지엠은 자사의 새턴 스카이를 한국으로 수입하면서 G2X라는 차명으로 판매를 했는데요.

출시 당시 가격은 4390만원으로 스포츠카 치고는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나 1년 뒤인 2008년 9월 수입은 중단됐고 그 기간동안의 판매량은 100대를 조금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우 G2X(사진=위키피디아)

당시 한국 지엠은 G2X의 판매보다는 이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주력했기 때문이죠.

성능은 스포츠카답게 고성능을 자랑했습니다.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자동 5단 변속기를 탑재한 G2X는 최고출력 264마력, 최대토크 36.0kgㆍm의 고스펙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초 다소 생뚱맞게 국토교통부의 리콜대상이 되면서 다시 한 번 화두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길가다가 보게되면 로또?한국 지엠 스테이츠맨=후륜구동 방식의 고급 대형차인 스테이츠맨은 한국지엠이 2005년에 출시했습니다. 지금이야 드라마에 협찬형식으로 노출을 하는 신차들이 많지만 당시 스테이츠맨은 정식 출시도 되기 전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몰고 다녔던 승용차로 처음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스테이츠맨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생산된 홀덴 스테이츠맨(WL)을 한국지엠이 수입해 OEM 방식으로 판매한 차종으로 V6 2.8ℓ 엔진과 V6 3.6ℓ 엔진 등 2가지 라인업으로 판매가 됐습니다. 

대우 스테이츠맨(사진=위키피디아)

경쟁차종은 현대 에쿠스, 쌍용 체어맨 등 국산 대형세단이었으나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당시 우스개소리로 롤스로이스보다 더 보기힘든 ‘신화속의 차’라는 농담이 돌기도 할 정도였으니까요.

가장 큰 이유는 고급차량에 맞지 않는 수준낮은 옵션 때문이었습니다.

AV 시스템은 DVD 재생만 가능했고, 지상파 TV 및 DMB 수신이 되지 않았습니다.

안테나도 내장 타입이 아닌 후드 쪽에 달린 바 타입으로 고급차의 격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판매 부진으로 인하여 2006년 7월에 수입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삼성자동차에 트럭이 있었다...그 이름도 '야무진'=르노삼성의 전신인 삼성자동차가 트럭을 생산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얼마없을 겁니다. 1998년 삼성차의 상용차부문에서 출시한 ’‘야무진’이라는 1톤 트럭인데요. 출시 초기엔 SV110(Samsung SV110)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다 야무진(Yamouzine)이란 이름으로 바꾼 삼성상용차 유일의 1톤 트럭이었습니다.

일본 닛산 자동차의 아틀라스 100를 베이스로 한 야무진은 경쟁 차량인 현대 포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야심차게 1톤 트럭 시장에 도전했었습니다. 

삼성상용차 야무진(사진=위키피디아)

그러나 우리나라 트럭 업계의 현실을 간과한 점 때문에 판매가 시원치 않았는데요. 바로 경쟁차량들이 적재기준은 1톤이지만 그이상의 화물을 탑재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에 비해 야무진은 딱 그만큼만 싣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1톤을 초과한 화물을 적재하면 바퀴가 빠지는 현상이 일어났죠.

이후 삼성상용차의 파산에 따라 2000년에 SM510, SM530과 함께 후속 차종 없이 단종되면서 역사로 사라졌습니다.

▶크레도스의 후광을 기대했던 기아차 파크타운=기아차의 인기 중형세단이던 크레도스가 잘나가자 기아차는 이를 기반으로 왜건을 만들기로 합니다. 앞서 넥시아에서 보듯 해치백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시장에서 그보다 더 낯선 왜건형 차량을 만든거죠.

그렇게 탄생한 것이 크레도스Ⅱ를 기반으로 1998년 출시된 파크타운입니다.

1.8ℓ와 2.0ℓ 가솔린 엔진 두 개의 라인업으로 출시되며 각각 130마력, 146마력의 힘을 자랑했습니다.

기아차 파크타운

당시 파크타운은 7인승 이상이면 승합차로 분류돼 자동차세가 저렴하다는 점을 노려 기본 5인승에 3열시트를 추가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정부의 승인없이 3열시트를 추가했다며 승합차 분류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역시나 파크타운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31%에 달하는 고장력 강판 사용 비율도, 각종 물품을 적재할 수 있는 루프랙의 실용성도 세단만 바라보는 한국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던거죠.

결국 출시된지 불과 1년 만인 1999년에 후속 차종 없이 단종되며 기아차 관계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이 외에도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명차로 불리는 기아차 엘란과 쌍용차 칼리스타 등이 있습니다. 만약 지금 다시 판매가 된다면 과연 여러분들은 어떤 차를 고르시겠습니까?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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