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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재벌 머독 “파리테러, 무슬림 책임” 주장…후폭풍 ‘일파만파’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사진>이 프랑스 테러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이슬람교도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호주 언론에 따르면 머독은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마도 이슬람교 신자 대부분은 평화적이겠지만, 그들이 내부에서 확산하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라는 암적 존재를 인식하고 파괴할 때까지는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는 최근 파리에서 잇달아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5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린 머독의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이 올라오자 인터넷에선 그의 주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계속되고 있다. 소수 극단주의자의 범행으로 무슬림 전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영국의 한 블로거는 “소수의 행동을 가지고 신자가 수십억명인 종교 전체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고, 작가 맷 헤이그는 “루퍼트 머독은 모든 이슬람 신자가 테러에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백인을 대표해 루퍼트 머독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비꼬았다.

‘해리 포터’의 저자 J.K.롤링은 자신과 머독이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점에서 머독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는 ‘자동적으로 파문됐다’라는 비난 트윗을 올렸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에게 살해된 이슬람교도가 비(非) 이슬람 신자보다 8배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와 NBC방송 등 미국 언론도 머독과 롤링 간 ‘설전’을 비중 있게 다뤘다.

WP는 2013년에도 머독은 트위터를 통해 “(종교를 초월한) 전 세계적 사회통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슬람교도가 통합하기 가장 힘든존재”라고 단서를 달아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머독이 겉으로는 종교 간 화합을 외치면서도 사실상 이슬람교도를 비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이번에 머독이 이슬람교도를 지칭하면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무슬림’(Muslims) 대신 ‘모슬렘’(Moslems)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모슬렘에는 이슬람 신자를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머독은 또다시 트위터를 통해 “(약자와 소수자 등을 상대로 차별적 행위를 극도로 조심하는) ‘정치적 결벽성’(political correctness)은 (고통스럽고 불쾌한 사실에 대한)부정과 위선에 기여한다”며 자신의 최초 주장을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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