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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상 2년 약정 강요하는 이통사
“별도 단말기보조금 테이블 없다”…12개월 약정가입 사실상 거부


연초부터 해지 위약금을 대폭 늘린 이동통신 3사가, 약정 기간 다양화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신규가입이나 번호이동 고객 모두에게 2년 약정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통신사들은 형식적으로 12개월 약정 가입도 가능토록 제도를 만들었지만,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입을 차단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12개월 약정 고객의 가입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종전에 저가 단말기나 피쳐폰을 중심으로 12개월 약정 가입도 적극 유치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태도다.

회사 관계자는 “12개월 약정 가입을 받으려면 별도의 단말기 보조금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며 “아직 만들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온라인 직영몰 ‘T다이렉트’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오프라인 대리점에서는 12개월 약정 가입도 가능하다는 지금까지의 설명과 달리,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와 KT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는 형식적으로 12개월 약정 가입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별도의 보조금 테이블은 구비하고 있지만, 보조금을 사실상 ‘0원’으로 책정했다. 고객들은 물론, 대리점에서도 12개월 약정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한 관계자는 “단통법 이전에도 온라인 직영몰의 경우 24개월 약정 가입만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12개월 가입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12개월 손님 푸대접’ 사태는 준비 없이 시행된 단통법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잦은 단말기 교체를 막겠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제도를 24개월 약정 기준으로 설계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미 2년 약정이 보편화 되있고,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서도 2년 약정이 바람직하다”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외면했다. 단기간 가입 후 해지가 불가피한 국내 단기 채류 외국인이나 일시 귀국한 유학생, 또 해지 시 10여 만원을 넘는 해지 위약금 부담에, 보조금을 적게 받더라도 1년 약정을 원하는 고객 등은 외면한 조치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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