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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오덕] 아이폰6 128기가, 대체 어디서 삽니까
<제품부터 트렌드까지, 이른바 ‘오덕’이라고 불리는 기자가 씁니다. IT 관심 독자에겐 정보를, 제품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겐 소위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제품 사용경험과 팁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궁금한 점과 다루고 싶은 부분에 대한 요구도 적극 수용합니다.>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지난 주말, 아이폰6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128기가 모델을 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한 매장 직원은 “한국에 아이폰6 128기가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출시된지 두 달이 경과했고 아이폰 사용자가 전체 점유율의 10%도 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쯤 모든 스토리지 물량이 풀렸을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곧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습니다.

이통사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국내에 들어온 128기가 물량이 매우 적다”며 “다른 이통사 매물을 확인해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128기가 모델의 자세한 할부원금과 함께 ‘구매 가능’이라고 고시한 매장들엔 존재할까. 해당 매장에도 전화를 돌려봤습니다. “64기가는 일주일 정도 기다리면 되지만 128기가는 언제 들어올 지 모르니 예약을 해야 한다.” ‘내 돈을 가져가라는 데 왜 가져가질 못하니~’라는 유행어가 떠오를 지경입니다.


지난해 11월초 새벽엔 ‘아이폰6 대란’이 발생했습니다. 이동통신사의 과도한 판매장려금에 의한 일부 매장의 동시다발적인 주말밤 공세, 즉 아이폰6 16기가에만 해당되는 불법보조금 살포였습니다. 현재 과도한 지원금은 사라졌지만, 실제 구매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요금제와 지원금, 약정 지원금을 포함한 아이폰6 16기가의 현재 실 구매가는 약 44만원대. 128기가의 약 82만원대에 비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실제 제품의 가격은 각각 85만원과 111만원으로 26만원 차이지만, 16기가 모델에 대한 지원금이 더 많은 탓입니다. 이통사의 입장에서는 고용량 모델보다 16기가를 더 저렴한 가격에 형성해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지에서는 지난달 아이폰6 16기가 모델의 국내 재고가 약 10만대에 육박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통사가 저가의 16기가를 다량 확보했다고 가정하면 지원금을 높여서라도 재고를 처리해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감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아이폰6 대란이 점쳐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불법적으로 소정의 페이백을 제시하며 16기가 모델에 대한 판매글들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단통법으로 열풍에 편승하려는 이통사의 아이폰6 재고쌓기가 되레 독이 된 형국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매장을 찾아 아이폰6 구매를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직원들은 낮은 실 구매가를 강조하며 16기가를 추천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아이폰6 16기가는 국내 제조사들의 스마트폰에 비해서 지원금이 낮아 가성비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아이폰6S가 출시된다면 중고가마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구매를 주저하게 됩니다. 이른바 ‘애플빠’는 아니지만 가성비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아이폰만의 매력도 있습니다. 커뮤니티와 SNS에서 128기가에 대한 언급과 문의가 잇따르는 이유도 가격과는 별개의 소유욕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기자에게 지름신은 잠시 왔다가 떠나간 상태입니다. 해외여행길에 오르면 다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하지만 또 고민입니다. 애플의 로컬 정책에 따르면,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의 사후 서비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리퍼는 물론, 자체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큰 단점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로컬 정책은 한국과 중국에서 특히 심하다”며 “아이패드와 PC 제품과는 달리, 해외에서 구매한 아이폰은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아이폰6. 기자를 포함한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오래전 아이폰3GS의 높은 콧대가 떠오릅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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