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해 민간 건설사들은 전국에서 30만8337가구를 분양예정에 있다. 이는 지난해 민간의 분양 실적 26만9866가구보다 3만8471가구(14.3%) 더 많은 것이다. 부동산114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공공분양 물량까지 더하면 2014년 분양물량는 사상 최대치인 40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예측한 주택 수요를 웃도는 수치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3∼2022년 장기주택종합계획에서 이 기간의 주택 수요를 연간 39만가구로 전망한 바 있다.

최근 몇 년간 주택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주택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자 정부는 이에 대한 처방으로 수급 조절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에발맞추어 건설사들도 물량을 쏟아내며 적극적으로 분양에 나서는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집값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었는데 업계로선 지금이 소비자들이 관망세에서 행동으로 옮긴 시점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분양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미분양 물량이 다시 쌓이고 수급 불일치에 따른 집값 하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과잉이 시장의 어려움으로 나타날수 있지만 지역별로 사정이 다를 것 같다”며 “서울 강남 인근 등 수요가 있는 곳은 나쁘지 않겠지만 수요가 없는 수도권 외곽 등은 침체나 미분양 증가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급을 줄인다는 정부 정책과 분양 시장 활황으로 물량이 쏟아지는 시장 현실의 미스매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주택 공급이 전세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적재적소에 공급되지 않으면 이런 순기능을 하기엔 역할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물량이 약간 많기는 해도 정부가 조절에 나설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경기 활성화를 건설경기가 뒷받침해주는 것도 좋고, 전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느 정도 공급도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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