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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휘발유값 인하 압박에…주유소 ‘부글부글’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정부가 휘발유값을 더 내리라고 압박하자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가 끓어오르고 있다. 1997년 유가 자율화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간섭을 하느냐는 것이다.

9일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7.50달러,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값은 ℓ당 1556원이다. 우리나라는 유가 등락에 관계 없이 휘발유량에 따라 세금을 정하는 고정세율을 적용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낮아질 수록 휘발유값 중 세금 비중은 더욱 늘어나는 구조다. 정부 방침대로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고 휘발유값을 내리려면, 정유사와 주유소 이윤을 더 낮춰야 한다.

이에 정유사는 물론, 일선 주유소 사장들도 “휘발유 값의 절반이 넘는 유류세부터 내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1997년 유가 자율화, IMF 이후 자영업자 급증으로 주유소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데다 알뜰주유소까지 등장해 주유소 마진이 워낙 떨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주유소 사장들은 “휘발유가 ℓ당 1천800∼1천900원 시절에는 ℓ당 100원씩 남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마진율이 워낙 떨어져 주유소 자리에 건물을 지어 임대업으로 돌릴지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유소 임대료와 인건비, 판매전략, 금융비용 등 주유소 기름값을 결정하는 요인이 복잡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기름값을 바로 내릴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주유소는 매입가격과 판매전략, 임대료와 인건비, 금융비용, 세차장 유무 등과 함께 주변 경쟁상황을 고려해 판매가를 결정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주유소도 있지만, 세차나 사은품 등 부가서비스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고가 주유소들도 있다.

서울 강남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외제차를 몰고 온 고객이나 법인카드로 주유하는 고객들은 기름값 몇푼을 아끼기보다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주유소들은 국회와 관공서, 법인카드를 쓰는 대기업 주변을 공략한다. 국회의원들은 매달 110만원의 유류비가 국고에서 지원된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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