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南北, 양보 없는 공방만...남북관계 암운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새해를 맞아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부상하면서 장밋빛 기대감을 키웠던 남북관계에 또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남북은 대북전단 등을 둘러싸고 각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양보 없는 공방을 이어갔다.

본격적인 남북대화를 앞둔 기싸움 차원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양측이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분단 70년이자 광복 70주년이라는 모처럼의 기회마저 날려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북한은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와 한·미 합동군사연습, 그리고 흡수통일에 대해 남한 정부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국방위원회는 7일 밤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자는 적극적인 호소에 비껴있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를 똑바로 새겨야 한다”며 “우리는 남조선당국의 차후 움직임을 각성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해 대북전단 등에 대한 남한 정부의 태도를 사실상 남북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삼을 것임을 내비쳤다.

하지만 정부는 대북전단과 한미 합동군사연습과 관련,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8일 ‘北 국방위 대변인 담화 관련 정부입장’ 자료를 내고 “북한은 남북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을 되풀이하지 말고 실질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조속히 나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대북전단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측이 대북전단 문제를 대화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위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민주체제를 지탱하는 근본이념이자 헌법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문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제한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체제의 기본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연합연습 또는 훈련은 대한민국을 방위하기 위한 방어적 훈련이고 한미연합체제가 있는 한 지속돼야 한다”며 “북한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2월 말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키리졸브 이전 남북 고위급접촉이나 이산가족 상봉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정부는 국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일부 대북전단 살포는 제한할 수 있다는 다소 진전된 입장을 밝혀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류 장관은 “주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그런 점에서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DVD를 풍선에 달아 북한에 날려보내려는 한 탈북자단체의 계획에 대해 “DVD를 공개적으로 날린다고 한다면 북도 강하게 위협하고 지역주민도 항의해 신변 안전에 대한 위협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도 이에 맞춰 신변 안전 조치를 취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DVD를 날리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외통위는 이날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관계 개선을 훼손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우리 정부가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남북 당국 상호 비방·중상 합의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