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가 최대 쟁점이었던 조사범위를 특정하지 않는 내용을 포함한 국정조사 계획서에 합의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반대 속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지난 정부 자원외교를 주도한 인물의 증인 채택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자원외교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8일 국회에서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야는 국조 조사범위를 특정 정부에 국한하지 않고, 조사 기간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4월 7일까지 100일간으로 한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 기간은 필요한 경우 25일간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5월 2일까지로 조사 기간을 잡았다.

예비조사는 26일부터 다음 달 6일 사이에 실시하고, 기관보고는 다음 달 9일부터 23일까지, 같은 달 23일부터 27일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최소 5번 이상 진행한다. 또 특위는 오는 3월 중 현장검증을 벌이고 이후 청문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보고 및 서류제출 기관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시행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관련 공기업 ▷자원외교 및 에너지협력외교 관련 기관 외교부 ▷해외자원개발 금융관련 기관 한국수출입은행 ▷공공기관 운영 및 평가기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해외자원개발 감사 및 수사 기관 법무부, 감사원 등으로 정했다.

여야가 국정조사 계획서에 합의했지만, 향후 암초는 여전하다. 조사범위와 함께 또 하나의 뇌관인 증인 채택 문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야는 일단 국조계획서 성안에는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인 증인 채택을 놓고는 첨예한 입장차만 확인하며 국정조사 중 논의하는 것으로 미뤄, 앞으로 국조 과정에서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명의 증인 채택을 강하게 요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관보고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결정할 수 없다”고 맞서며 본격적인 증인 논의는 보고 이후로 미루자는 입장을 밝혀 기관보고와 현장조사 이후 다시 논의키로 방침을 정했다.

여야는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정면 대립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재임 기간 불법행위를 한 정황이 있을 때에만 불러야지 대통령의 중점추진 과제라고 부르면 한도 끝도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은 “정책 실패로 국민이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됐는데, 전직 대통령이라도 그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는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자원외교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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