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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박승직상점’ 1896년 개점…활명수의 동화약품 117년 역사
100년을 넘어…한국 대표 장수기업
해방과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해 70년만에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 경제사는 ‘빠른 변화’로 요약된다. 국가도 국민도 하루를 10년처럼 바쁘게 보냈다는 의미다.

이런 빠른 경제의 최일선에 서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단순 가공에서 출발해 조립, 건설, 중화학, 전자, 이제는 ICT 산업까지 우리 경제의 변화를 이끌어 온 기업들의 변화도 그 어떤 나라보다 심했다. 나름 ‘그룹’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기업 집단이 탄생한 1960년대와 지금, 상위 10대 그룹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린 곳은 삼성과 LG 두개 뿐이라는 사실, 또 한 때 재계를 주름잡던 수 많은 기업들이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이런 부침의 역사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예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지금까지 본업을 유지하며 100년 장수 기업의 꿈을 현실로 이어가고 있는 회사들도 우리 주변에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반도에 ‘기업’이란 개념조차 제대로 없었던 1890년대, 동대문의 조그마한 상점에서 시작, 종합상사와 맥주회사, 또 종합 소비재 회사에서 이제는 우리나라 대표 중공업 기업으로 거듭난 두산은 이제 ‘130년 역사’를 내다보고 있다. 1896년 지금 두산그룹의 모태인 ‘박승직상점’이 처음 문 연 그 자리에는 조그마한 비석이, 창업주의 장남이 이어받아 ‘두산’이라는 상호를 쓰기 시작한 연지동 터에는 두산아트센터가 남아있다.

특히 1997년 음료사업, 1998년에는 주력 사업인 OB맥주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까지 파는 선제적ㆍ공격적인 구조조정은 수 많은 기업들이 사라진 외환위기에도 두산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신의 한 수’로 지금도 우리 경영학에 교과서 역활을 하고 있다.

지금도 소화제의 대명사로, 동내 약국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에 놓여있는 ‘활명수’를 만드는 동화약품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고종 황제의 선전관이던 민병호는 소화불량에 좋다는 궁중 비방에 양약 처방을 섞어 신식 소화제를 개발했다. 이 소화제는 ‘생명을 살리는 물’ 즉 ‘활명수’였고, 지금의 동화제약의 모태가 됐다. 당시 민병호가 만든 기업 동화약방은 국내 최초의 제조회사, 제약회사, 또 국내 최초의 등록상품과 상표(부채표)를 보유한 기업으로 남아있다.

‘몽고간장’도 우리 기업 역사를 논하는 자리에 빠질 수 없는 이름이다. 몽고간장은 지금은 몽고식품, 몽고장유 두 기업 모두가 만들고 있지만, 이 두 회사의 모태는 모두 창업자 김홍구 회장이 1945년 해방 직후 만든 ’몽고장유공업사‘다. 그리고 창업주 고 김 회장의 장남은 영호남을, 동생은 서울을 중심으로 회사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몽고간장’이라는 이름 만큼은 아직도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 1924년 창립해 이제 90살을 내다보는 삼양그룹, 대한민국의 탄생과 함께 태어나 이제 70살 ‘고희’가 된 아모레퍼시픽, 70살 나이에 제빵 한류의 신화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는 SPC그룹 등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기업들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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