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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운명은? 러시아와 이집트에 물어봐라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5년 8개월 이래 최저로 떨어진 국제유가의 운명은?’

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2%(2.11달러) 떨어진 배럴당 47.93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51.10달러에 거래를 마쳐,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지난해 7월 배럴 당 115달러의 정점에서 6개월만에 반토막난 국제유가의 하락곡선이 언제 멈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공급 과잉 우려 확산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저점은 산유국 러시아와 이집트의 생산량, 세계 석유 수요 회복세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에선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3억8620만 배럴로 전주 보다 70만 배럴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석유수출기구(OPEC)에 따르면 지난달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024만배럴로, 7개월째 생산 할당량(3000만배럴)을 초과했다.

유가하락과 루블화 폭락으로 경제침체를 눈 앞에 둔 러시아가 현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가격 하방 압력을 더했다. 러시아의 지난달 하루 평균 생산량은 1066만배럴로, 전달 보다 0.3% 올라 옛 소련 시대의 최고기록에 도달했다.

또 이라크는 지난달 하루 평균 294만배럴의 원유를 수출, 1980년대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기업 에드워드 존스의 브라이언 영버그 선임 애널리스트는 WP에 “유가 바닥은 2015년 상반기로 예상되지만, 중기까지 하방압력을 더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현재 옛 소련 시대 이후 최고치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고,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도 80년대 이래 최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세계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10월에 하루 900만 배럴로, 4년 전 동월(일산 560만 배럴)과 비교해 배 가까이 증대됐다.

카스텐 프리시 코메르츠방크 선임 애널리스트는 가디언에 “유가의 가장 쉬운 진로는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라며 “모든 시장 뉴스와 근본적인 배경은 부정적이고, 현 시점에선 위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프=WP]

▶美, 英, 日 선진국 경제는 반색 =수요 회복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뉴웻지 재팬의 세타 유수케 상품담당 매니저는 “중국과 일본, 유럽의 경제 상태를 보면 올해 석유 수요는 강할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투자장은 “유가가 낮아질 수록, 시장에서 공급 문제 보다 수요 문제를 보려는 시각이 강화할 것”이라며 “가격 회복 여력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증시에선 저유가가 중국 경제둔화, 일본 침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하지만, 유가가 떨어지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높아지고 기업의 생산 비용은 감소한다.

이런 배경에서 일본과 영국에선 저유가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유가 하락은 기업 이익을 늘려, 아베 정부로부터 임금인상 주문을 받고 있는 기업의 재량은 커진다”고 보도했다.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원자재 수입국가인 일본은 저유가로부터 많은 수혜를 얻을 것이다”고 낙관한 바 있다.

영국에선 아스다, 모리슨즈 등 4대 슈퍼마켓 체인이 지난 6일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리터 당 2펜스 가량 내렸다.

또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소매가격은 지난해 9월25일 이후 102일 연속 하락했다. 역대 최장기 연속 하락이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절에도 이 보다 적은 86일간 연속 하락했다. AAA는 “미국 전체 주유소의 약 35%가 휘발유를 갤런 당 2달러 미만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번주 갤런 당 2달러 미만 판매 주유소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AA에 따르면 유가하락으로 미국인이 절감하는 비용은 연말까지 총 140억달러(15조40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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