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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안해 딸 천국으로 가렴”…서초 세모녀 살해 용의자 유서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미안해 여보, 미안해 딸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게…”

서울 강남 지역의 한 최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가장이 부인과 딸을 목졸라 살해한 후 유서에 남긴 글의 요지다.

6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도주했던 강모(48)씨는 이날 낮 12시께 경북 문경시 농암면 종곡리 노상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 28분께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아내와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고 119에 신고한 뒤 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달아났다.

전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씨의 아내(48)와 큰 딸(14), 작은 딸(8)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에서 별다른 저항 흔적을 찾지 못했으며, 범행 현장에서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을 발견했다.

용의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딸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 값을 치를게”라는 유서 형식의 메모를 작성 후 처와 두 딸을 목을 졸라 살해했고, 자신의 범죄사실을 119에 신고 후 자신 소유의 차량으로 도주하다 전국 공조 수사로 경북 문경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다 실패한 뒤 최근 3년간 실직 상태였던 강씨가 생활고 등을 비관해 극단적 행동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씨는 2004년 5월께 서초구 서초동의 이 아파트를 근저당 없이 구매했지만, 이아파트에는 2012년 11월께 채권최고액이 6억원에 이르는 근저당이 설정됐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강씨가 소유하고 있는 44평형 아파트는 서초동에서도 이름난 고가의 아파트로 현재 매매가는 10억5000만~11억 상당에 달한다.

은행 대출금이 6억원에 달하지만, 집을 처분하면 5억~6억원을 건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씨가 생활고를 비관해 가족을 살해했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현재 경찰은 강씨가 가족을 살해하고 현장에 남긴 유서상에 생활고라고 적힌 대목 이외에 다른 살해 원인이 있는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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