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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핀테크 혁명이 성공하려면
-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다. 이런 정보기술(IT)의 발전만큼 우리들은 스스로가 더 똑똑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그의 저서인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를 통해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무분별한 사용이 얕고 가벼운 지식을 양산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인터넷 서핑을 하며 검색하고 훑어보고 저장하는 동안 이를 관장하는 신경회로는 강화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깊이 사고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능력은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연말 연시 금융권에 ‘핀테크(Fintech)’ 열풍이 뜨겁다. 핀테크는 금융을 의미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닉(technique)의 합성어다. 결제나 송금·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와 관련된 정보통신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5년새 전 세계 핀테크 투자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할 정도로 금융과 IT기술의 융합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융당국이 핀테크 육성 의지를 강하게 밝히면서 각종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IT업체들과 공동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핀테크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움직임은 여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미 핀테크로의 세계적인 금융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이를 외면하다가는 자칫 우리 금융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의 손아귀에 송두리째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가 잠시 유행에 그치지 않고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혁신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자칫 IT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이나 무분별한 사용 때문에 금융이 ‘생각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뇌’로 전락하지는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가 사라질까 걱정할 게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개발하는 등 오히려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내 핀테크 논의의 대부분은 모바일 결제에 집중돼 있다. 물론 핀테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시장이 모바일 결제이긴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외에도 대출, 펀딩, 자산관리서비스, 맞춤형 투자정보 제공 및 투자 서비스 등 핀테크의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은행들이 적극적인 반면 금융투자업계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에서 금융투자업의 발전이 필수적인 만큼 핀테크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다양한 핀테크 회사들로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 져야 한다. 핀테크의 핵심은 다양하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편익을 높인다는 점이다. 이미 막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존 은행이나 대규모 자본을 가진 소수 대기업 중심으로만 핀테크가 추진된다면 새로운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산업의 역동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존 주체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해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핀테크 회사를 위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강화되고 지속돼야 한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핀테크 혁명에 뒤처진다면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핀테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러한 흐름을 발전의 기회로 잘 활용하기 위한 원칙과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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