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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2015년, 대한민국號 살릴 골든타임의 해
2015년 새 아침이 밝았다. 올해는 을미년(乙未年) 청양띠 해다. 양이 주는 이미지는 배려와 융합이다. 푸른색은 깨끗함과 순수의 의미가 담겨있다. 상대를 배려하고, 공공과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어느 시기인들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지만 특히 올해는 더 그러하다.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한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탄탄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고, 자칫 머뭇거리면 천길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2015년은 한국호(號)가 대양을 향해 힘찬 항진을 계속하느냐 이대로 가라앉느냐를 가름하는 골든타임인 셈이다. 실제 주변 현실은 엄혹하다. 경제는 한 치 앞을 예단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짙은 안개속이다. 분단 70년이자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는 남북관계의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해야 할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저출산 고령화로 대표되는 미래의 인구 위험에 대비도 더 늦출 수 없는 과제다. 공무원연금 혁신 등 첩첩 쌓인 개혁과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어느 하나 절박하지 않은 게 없다.



경제구조 환골탈태의 호기

문제는 경제다. 한국 경제는 최근 수 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으며, 올해도 그 기조를 벗어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저성장-저물가-엔저라는 신 3저(低)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부쩍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호언하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는 이미 접었다. 지난 연말 내놓은 ‘2015년 경제전망’에서 3.8%로 슬그머니 하향 조정했다. 이 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신용평가회사인 S&P 등 일부 해외 기관에선 2%대 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차제에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함정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한국경제의 환골탈태(換骨奪胎)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다행히 올해는 전국단위 선거가 없다. 정치권 등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경제의 구조개혁과 체질 개선에 전념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구체적으로는 규제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의료 관광 법률 등 고부가가치 서비업 경쟁력 강화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해당사자의 저항 등 단박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려울 것도 없다. 배려와 포용의 자세로 차분히 사회적 논의를 거쳐가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들이다.



인구 위험에 대한 대비 본격화

이미 현실화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본격적 대비도 시작해야 한다. 인구 위험은 이제 미래가 아닌 현재의 위험이기에 더는 미룰 수 없다. 올해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은 13.1%로 고령사회 초입에 와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속도는 더 빨라진다. 2017년(14%)로 고령사회에 들어선 뒤 2026년에는 인구 5명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가 된다. 반면 출산율은 여전히 바닥권이다. 여자 1명이 평생 낳는 출생아 수 평균인 ‘합계출산율’은 2013년 1.19명으로 전년보다 0.11명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구조는 노동 투입과 소비 및 투자 등을 야기하며 성장 둔화로 이어진다.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재정 지출은 급증한다. 주택시장 역시 커다란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청년층 고용확대와 재정수지 부담완화 등의 대안을 지금 마련하지 못하면 그 수렁은 갈수록 더 깊어질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남북 해빙 기회 놓치지 말아야

분단 70년을 맞은 남북관계 역시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 한 해다. 집권 3년차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일단 분위기는 좋아 보인다. 지난 연말 남북 당국자간 대화를 전격 제의한 것은 새해엔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북한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3년상을 마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시대가 막을 올린다. 김정은 위원장의 입지를 과시하기 위해서도 북한 당국이 남북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남북한 사이에는 북한 인권문제, 한미합동군사훈련, 천안함 사태와 5ㆍ24조치 등 녹록치 않은 과제가 가로 막혀있다. 하지만 이런 걸림돌은 서로 머리를 맞대다보면 의외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올해도 이렇다할 진전없이 넘기면 남북간 불신의 더 깊어져 건너지 못할 강이 될지도 모른다. 남과 북 모두 전향적 자세가 요구되는 한 해다.



추진동력의 키는 결국 朴대통령

지난 한 해 우리는 세월호의 블랙홀에 갇혀 한 걸음도 제대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를 만회하려면 그만큼 더 종종 걸음을 쳐야한다. 그 추진동력의 키는 결국 박 대통령이 쥐고 있다.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 작게는 박 대통령의 개인적 성공 여부가, 크게는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있다.

성공한 대한민국을 위해 박 대통령이 당장 해야 할 일은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다. ‘청와대 문건’파문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이런 지지율로는 국정운영 추진 동력을 살려나갈 수 없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청와대 비서실을 확 바꾸어야 한다. 문고리를 없애고 소통의 문을 활짝열어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가 심기일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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