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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 대 1’… 문재인의 ‘총선 승리’ 가능할까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전쟁 이후 치러진 19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이긴 것은 단 한번이다. 스코어는 ‘18 대 1’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29일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총선 승리’를 강조하면서 ‘문재인 대권’에 비상등이 켜졌다. 야당의 총선 승리 확률은 5% 안팎에 불과하다.

문 의원의 출마선언문에서 ‘총선’ 단어는 모두 네번 사용됐다. ‘총선 전까지 당을 바꾸겠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기필코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등의 용법이었다. 총선 승리는 문 의원이 당대표가 된 후 최대 기회이자 위기가 될 것임이 자명한 상태다.

그가 내건 슬로건 ‘이기는 정당’의 첫 관문이 20대 총선을 지목하고 있다. 그가 당대표가 된 후 총선에서 또다시 패배할 경우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도 쉽지 않다. 문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이끌었던 강한 명제가 ‘당이 망하면 대권 후보도 없다’였다는 후문도 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당이 새누리당 및 그 전신을 상대로 다수당이 됐던 사례는 단한번 밖에 없다. 제헌 국회(1948년 5월)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기였던 10대 국회까지 신민당은 집권당인 민주공화당을 의석수에서 넘어선 적이 한번도 없다. 야당의 총선 역사는 ‘전패의 역사’다.

12·12 쿠데타 이후 실시된 첫 총선(1981년)에서도 민정당은 151석을 얻어 81석에 그친 민주한국당을 이겼다. IMF 사태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실시된 2000년 총선에서도 새천년민주당은 한나라당에 졌다. 사상 초유의 ‘여소야대 정국’이었다.

야당이 총선에서 이긴 유일한 선거는 2004년 4월 실시된 총선에서였다. 이마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 탓에 수도권에서 야권에 몰표를 던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19대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은 ‘질 수 없는 선거’라 전망했지만 공천 실패 등 탓에 총선에서 패배했다.

야당이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기 쉽지 않은 것은 현행 소선거구제 체제 하에서, 여당과 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호남의 인구차가 큰 것도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부산, 대구, 울산 및 경상남북도 유권자수는 1059만명인 반면, 광주 및 전라남북도의 유권자수는 414만명 가량이다. 대략 2.5배차다. ‘대통령 탄핵’ 수준의 정치적 이벤트가 없다면 야당의 총선 승리는 쉬 장담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 의원이 총선에 ‘정치생명’을 걸고 이기겠다고 강조한 것에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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