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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으면 보약되는 제철음식 <9> 곶감
천상의 목소리, 비법은 ‘곶감’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수정과의 감초, 호랑이보다도 더 무서운 그것. 이쯤하면 눈치 없는 사람도 바로에 알아차릴 것이다. 쫄깃함과 달콤한 식감이 매력인 ‘곶감’은 간식거리가 변변찮은 시절 귀한 주전부리로 대접 받았다. 어머니가 해주신 수정과를 받아 들 때조차 가장 먼저 헤아렸던 것이 수정과 속 곶감의 개수였다. 하지만 이젠 명절 차례나 제사상에서나 보는, 어쩌다 곁에 있어도 다른 곳으로 손길이 먼저 가는, 썩 환영받지 못하는 식재료가 됐다.

▶ 곶감·오시·화시…다양한 곶감의 이름

곶감은 완숙되기 직전의 생감을 따서 껍질을 벗겨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 놓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곶감용으로 쓰이는 감은 홍시가 되는 일반 감과 달리 껍질이 얇고 육질이 촘촘하며 당분이 많은 품종의 것을 사용한다.

곶감은 말리는 방법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 건조시킨 감은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오시(烏枾), 또는 화시(火枾)라 부른다. 오시는 상처 치료와 설사를 멎게 하고 새살을 돋게 해 민간요법으로 많이 쓰였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곶감은 볕에 말린 것으로 하얀 분말이 감싸고 있어 백시(白枾), 건시(乾枾)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곶감은 완전건조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상온에 오래 놔두면 곰팡이가 생겨 냉장보관 한다.


▶ 동의보감이 사랑한 그 음식 ‘곶감’

동의보감에서는 곶감의 효능에 대해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튼튼하게 해 어혈을 풀어주고 목소리를 곱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기침 가래에도 효과가 있어 늘 먹어야 할 음식’으로 꼽았다. 곶감을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표면에 생기는 하얀 분(민니트:mannit)은 갈증을 멎게 하고 입속 목에 생긴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위가 차거나 담이 많은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곶감은 또 칼로리는 낮고 열량은 높아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곶감 속의 타닌성분은 잣과 함께 먹으면 타닌산철화를 막아줘 변비와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곶감 표면의 하얀 가루는 당분이 농축된 것으로 먹어도 된다. 

▶ 전문가도 헛갈리는 국내산과 중국산

외형이나 맛만으로는 사실상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구분하는 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꼭지 부분이 동그란 모양으로 깎여 있고 껍질이 적게 붙어 있으면 국산, 꼭지가 네모나고 껍질이 많이 붙어 있으면 중국산이라 보면 된다. 또 가격적인 면에서도 국내산 곶감은 중국산보다 3배 정도 더 비싸다.

세월을 곶감 빼어 먹듯 빼어 먹는 다는 말이 있다. 빼어 먹는 하루하루가 곶감처럼 달디 달고 맑은 선홍빛처럼 투명하게 살수만 있다면 까짓 변비의 고통쯤이 뭐가 무서우랴.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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