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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파 눈감는 우크라 동부 노인들 ‘아사 위기’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의 연금이 끊긴 노인들이 배고픔에 허덕이다 끝내 숨을 거두는 일이 속출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우크라 동부 최대 도시 도네츠크에선 최근 국민연금을 수령하지 못한 퇴직 노인들이 먹을 걸 구하지 못해 죽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아사한 노인들의 수를 집계한 정부의 공식 통계자료는 없지만, ‘인도주의적 위기’ 수준이라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사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한 교회에서 노인들이 하루에 한 끼 무료 제공되는 식사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연금액 지급을 12월부터 중단하면서 많은 노인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료=USA투데이]

도네츠크 시에서 빈곤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식사 봉사를 하고 있는 ‘개신교 빛의 도시’ 교회의 드미트리 포노마렌코 목사는 “굶어 죽은 사람들의 수가 수백명, 수천명에 이른다”면서 “도네츠크에서 한 달에 100명 이상이 아사하기도 했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는 정부가 친(親)러시아 성향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 동부 지역 퇴직자들에 대한 연금 지급을 이달부터 아예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월 107달러밖에 안 되는 적은 액수지만, 도네츠크 노인들에게는 삶과 죽음을 가를 만큼 중요하다.

여기에 반군이나 러시아 정부도 노인들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군이 도네츠크 시를 장악한 지난 8월 이래 주민 100만명 가운데 40%가 피란길에 올랐지만,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은 미처 떠나지 못하고 도시에 머물고 있다. 당장 생계를 잇기 어려운 이들은 마냥 굶을 수밖에 없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때문에 유엔 식량프로그램(WFP), 우크라이나 최고 부호 리나트 아흐메토프의 자선단체 등 구호단체들은 동부 지역에서 식량을 나눠주며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기적 활동이 아닌데다, 구호 대상도 수천명에 그쳐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분리주의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향후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 총리는 지난 9일 시 당국자들과의 회의에서 “주요 논제는 굶거나 약을 살 수 없는 노인과 장애인 연금 수급자들에게 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대책을 촉구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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