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쓰나미 10년의 교훈…동남아 휴양지 이젠 안전할까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2004년 12월 26일 오전 7시 59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앞바다에 규모 9.3의 강진이 발생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2만3000개를 한꺼번에 떨어뜨린 것과 맞먹는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몰고온 쓰나미는 인도, 태국부터 아프리카 소말리아까지 인도양 연안 14개국을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인도양 쓰나미’ ‘아시아 쓰나미’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이 대참사로 25만명이 목숨을 잃고 200만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생겨났다.

끔찍한 악몽 같았던 그때로부터 꼭 10년이 지난 지금, 인도양 연안 국가들은 쓰나미 재발을 막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1> 2004년 12월 28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연안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물에 잠긴 태국의 코피피섬. 유명 휴양지인 이곳에 놀러왔다가 변을 당한 관광객들이 집에 전화하기 위해 줄을 지어 서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들 국가가 수백만달러를 들여 구축한 쓰나미 조기 경보 시스템이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마련된 새 경보 시스템은 해저 지진 센서와 해일 관측 부표 설치가 핵심이다. 2004년 쓰나미 이전까진 미국과 일본이 태평양에서 운영하는 쓰나미 경보 시스템에만 의존해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졌던 만큼, 자체 경보 체제를 구축키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3개국에 역내 쓰나미 경보 센터를 설립, 지진 센서에서 감지된 지각활동 자료를 토대로 초기 경보를 주변국으로 보내고 있다.

<사진2> 1991년~2013년 지구촌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2004년 인도양 쓰나미로 25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2010년 아이티 지진으론 22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필리핀을 강타한 초강력 태풍 하이옌으론 410만명에 달하는 수재민이 발생했다. [자료=WSJ]

또 태국은 3개의 해일 관측 부표를 설치하고 경보 타워 344곳을 세웠다. 경보 발령시에는 태국어, 영어, 중국어, 독일어, 일본어로 피난 권고령을 내리고 있다. 지난 19일 정기 훈련을 실시한 태국 국립재난경보센터(NDWC)의 송 에크마하차이 해군 대령은 “쓰나미가 감지되면 2분 내 전 국민에게 경보를 보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독일과 일본의 지원으로 2008년 쓰나미 경보 시스템을 도입했다. 5분 이내에 해일 도달을 예측해 전국 각지에서 경보 사이렌을 울리게 된다. 그 덕에 2012년 4월 발생한 지진 때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사진3> 25일(현지시간) 태국 팡가에 설치된 쓰나미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자료=아사히신문]

하지만 쓰나미 경보 시스템 확립을 위해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주민들이 가짜나 훈련 경보 메시지와 착각하지 않도록 국가ㆍ지역적으로 통합된 알림 체제를 구축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경보를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9만5000㎞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신ㆍ전력망 구축과 유지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10년 쓰나미로 400명 넘게 사망한 인도네시아 멘타와이 제도의 경우, 휴대전화나 라디오가 없는 부족들이 많아 피해를 키웠다. 지진으로 전력망이 끊겨 경보를 보낼 수 없는 사태도 몇차례 발생한 바 있어 우려를 더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