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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그룹 내년 투자 급한데…그룹총수 빈칸 채워질까…
한화 김승연회장 복귀후 경영활력
굵직한 투자 결정 ‘오너역할’ 방증



SK그룹은 정부ㆍ여당에서 흘러나오는 기업인 가석방 움직임에 내년 투자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최태원 그룹 회장이 2년가까이 옥중 생활을 하면서 대규모 투자 결정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가석방이라도 되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SK그룹은 어려운 국내외 경영 환경에서 위기 경영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7년만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한데다 중국과 중동 정유공장 증설로 수출 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감 전 최태원 회장이 싹을 틔워 놓은 ‘비정유’ 사업은 투자를 받지 못해 하나둘 고사하고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 수감 전인 2011년 6조606억원이었던 투자 규모가 지난해 4조928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연료전지와 태양전지 사업에서 잇따라 철수했고, 이산화탄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그린폴’ 사업도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SK텔레콤과 SK E&S가 각각 추진했던 ADT캡스, STX에너지 M&A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나마 올해 SK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것은 최 회장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수한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5조원대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내년에도 실적 향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등 어려운 SK그룹을 떠받치고 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한국 산업 특성상 오너가 주된 의사결정을 하고 그 빈칸을 전문경영인이 메워왔는데, 그 한축이 비어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위험요소가 많은 M&A를 전문경영인이 추진하기란 쉽지않다”며 “그룹 총수가 경영을 다시 챙길 가능성이 생기면서 투자 계획등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CJ그룹도 활기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룹 9개 상장사의 투자규모는 2012년 1조1009억원에서 지난해 1조904억원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 중단하거나 보류한 투자금 액수는 4800억원으로 계획된 투자규모의 37%에 불과하다. 이 회장은 한때 80㎏에 육박했던 몸무게가 투병 과정에서 50㎏까지 줄었다.

총수 부재의 두 그룹 상황은 총수가 복귀한 한화와 극한 대조를 이룬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김승연 회장이 300시간 봉사활동 명령을 끝내고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는 평을 받는다. 김 회장이 복귀하자마자 삼성 4개 계열사 인수, 태양광 계열사 인수합병 등 그룹 성장을 위한 굵직한 과제들이 하나씩 풀려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이라크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광어회 600인분을 공수해 간데 이어,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 약 2조원 규모의 공사를 추가 수주했다.

재계 관계자는 “무조건 풀어주자는 게 아니라 일자리 창출,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중추 산업을 살리기 위해 (가석방과 사면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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