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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차이나] 시진핑 때문에?...중국에서 발 빼는 亞 최고 부자 리카싱
[특별취재팀=김현일 기자] 아시아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ㆍ86) 청쿵(長城) 그룹 회장의 잇따른 중국 사업 철수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불편한 관계에서 비롯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진핑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정재계 인사들의 비리척결에 나선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 계열의 잡지 외참(外參)은 최신호에서 1980년대부터 중국 시장에 대규모 자본을 쏟아 부으며 사업을 벌여온 리카싱 회장이 시진핑 정부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城) 그룹 회장.

리 회장의 ‘차이나 엑소더스(탈출)’는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작년 7월 리 회장 소유의 슈퍼마켓 체인인 바이자(百佳)를 매각한 데 이어 상하이 루자쭈이(毓家嘴) 오리엔탈파이낸셜센터(OFC), 광저우의 두후이(都薈) 광장과 주차장을 잇달아 처분했다. 

지난 해 11월엔 중국 증시 상장기업인 창위안(長遠)그룹의 지분 4317만주를 매각했다. 창위안 그룹은 그동안 ‘리카싱 테마주’로 불린 기업으로, 리 회장이 중국 대륙에서 유일하게 투자한 회사였다.

올해 들어서도 IBM, 노키아 등이 입주해 있는 베이징 잉커센터(盈科中心)를 매각하는 등 지난 해 8월 이후 지금까지 중국 주요도시에서 4조원 이상의 부동산을 처분했다.

리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현지 언론은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나온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리 회장이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렁춘잉(梁振英ㆍ60) 후보 대신 헨리 탕(唐英年ㆍ62) 후보를 지지한 것이 시진핑 정권과 멀어진 결정적 계기라고 외참은 전했다. 당시 렁춘잉 후보는 반재벌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반면, 헨리 탕 후보는 친기업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리카싱 회장.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며 재벌 기업인들에게 엄격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정권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해 온 리 회장에게는 이같은 분위기 변화가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인 순훙카이(新鴻基) 그룹의 토머스 쿽(郭炳江ㆍ62) 공동 회장도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중국 광둥성 출신인 리 회장은 중ㆍ일 전쟁 당시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피난을 갔다가 1980년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이때 덩샤오핑(鄧小平)의 막내아들 덩즈팡(鄧質方) 등 관가와 인연을 맺은 것이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됐다. 1990년대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과도 관계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투자와 부두 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갔다. 

현재 리 회장의 사업 부문은 부동산부터 에너지, 호텔, 생명과학,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다양하다. 그 중 부동산 개발회사인 청쿵그룹의 시장가치는 세계 3위로 평가된다. 리 회장의 개인 자산은 303억 달러(약 33조4390억원)로 아시아 1위, 세계 16위의 부호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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