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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슈퍼리치 결산] '베스트드레서' 저커버그, '팔방미인' 버핏, 신데왕자 김재열...
[특별취재팀=김현일 기자] 이제 슈퍼리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단순히 그들의 자산 규모에만 머물지 않는다. 올해 슈퍼리치는 부(富)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1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특유의 ‘회색 패션’으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워런 버핏은 천문학적 기부의 주인공이자 세계 톱 브랜드의 주인으로서 여전한 파워를 과시했다. 샤오미(小米)의 창업자 레이 쥔(雷軍)도 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뒤흔들며 글로벌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국내 재벌가에선 잇달아 이혼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 삼성가(家)의 유일한 사위로 남게 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베스트 드레서, ‘놈코어 룩’ 마크 저커버그=올 10월 한국을 찾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저커버그는 회색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여기에 검정색 백팩으로 완성된 그의 ‘공항패션’은 방한 기간 내내 지켜졌다.

노멀(nor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지극히 평범한 스타일의 ‘놈코어(normcore) 패션’이 올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저커버그의 스타일도 주목을 받았다. 저커버그는 공식석상이든 일상에서든 언제나 편안한 차림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옷장엔 회색 티셔츠만 20벌이 있을 정도다.

저커버그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질의응답 행사에서 매일 똑같은 티셔츠를 입는 이유에 대해 “무엇을 입을 건지,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을 건 지 같은 사소한 결정도 피곤하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매일 같은 옷을 입으면서 불필요한 고민을 하지 않고 보다 중요한 것에 신경을 쓴다는 의미였다. 정장보다는 티셔츠에 청바지를 고수하는 그의 패션이 오히려 청년사업가, 젊은 부호로서의 이미지를 완성시켜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팔방미인상, ‘84세 현역’ 워런 버핏=워런 버핏은 올해 그야말로 ‘전천후 활약’을 보인 대표적인 인물이다. 일단 세계 부호순위에서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올 1월 600억달러였던 그의 자산은 12월 현재 744억달러로 불어나면서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과 패션 브랜드 자라의 회장 아만시오 오르테가를 제쳤다.

이 같은 자산 증가는 그가 올해도 거액을 기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놀라운 결과다. 지난 7월 버핏은 28억달러에 달하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2173만주를 빌게이츠재단을 비롯한 5개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그는 이미 재산의 99%를 사후에 내놓기로 서약한 바 있다.

올해 버핏의 진가는 브랜드 파워에서 제대로 나타났다. 빌 게이츠와 달리 버핏은 자신의 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다수의 톱 브랜드에 투자를 하며 재산을 불려왔다. 그가 최대주주로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지난 10월 인터브랜드사가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명단 상위권에 포진하며 버핏을 더욱 즐겁게 했다. 코카콜라(3위)와 IBM(4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3위) 등이 버핏이 현재 손에 쥐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이처럼 그는 84세의 고령에도 다방면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활약하고 있다.

▶신데왕자상, 삼성가(家) 유일한 사위로 남은 김재열=올해 국내에선 유독 재계 사위들과 관련된 소식들이 많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현재 이혼 절차를 밟고 있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셋째 사위였던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도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와 이혼하면서 회사에서 물러났다. 성공한 재벌가 사위 중 한 명으로 분류되던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경영실패로 ‘사위경영 신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재 재계에 남은 주요 사위 중에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 눈에 들어온다.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과 2000년 결혼한 김재열 사장은 삼성그룹의 스포츠 외교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수년간 이건희 회장의 IOC위원 활동을 곁에서 도왔고,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을 맡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도 맡고 있다.

임우재 부사장의 이혼 조정으로 이제 삼성가의 유일한 사위가 된 김 사장이 스포츠 부문 외에 그룹 경영에서도 사위경영의 성과를 낼지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위 경영인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인물로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꼽힌다.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사장은 현대가 사위들 중 유일하게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의 남편인 정 사장은 2003년 현대카드 대표이사로 취임해 당시 적자였던 회사를 2년 만에 흑자전환시키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현재 현대차그룹의 금융부문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베스트 케미(chemi)상,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ㆍ인터넷의 조화 레이 쥔=중국 휴대폰 회사 샤오미(小米)를 이끌고 있는 레이 쥔(雷軍)은 올해 전세계 IT업계에서 주목받은 인물이었다.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도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창업 5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는 동안 레이 쥔의 자산도 96억달러로 불어났다.

좁쌀이라는 뜻의 사명처럼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존재감이 미미했던 샤오미는 고가 스마트폰시장에서 100달러대의 저렴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급속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사실 샤오미의 강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는 레이 쥔의 발상에 있었다.

레이 쥔은 신제품을 출시한 뒤에도 고객의 의견을 수용해 끊임없이 하드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일주일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우리 제품은 소비자가 사면서 비로소 서비스가 시작된다. 이것이 샤오미와 삼성의 본질적인 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판매방식도 오프라인 매장 없이 인터넷 사이트에만 집중해 경쟁업체와 차별화했다. 광고나 마케팅 없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에 집중한다. 이처럼 그는 각 부분들 간의 조화(케미)를 통해 최고의 효과를 이끌어 내며 샤오미를 정상에 올려 놓았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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