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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통진당 해산, 정당별 관계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적대적 공존’, ‘이혼한 전처’, ‘집나간 형’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등 3당과 해산된 통합진보당과의 개별 관계를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쯤 된다.

역설적이게도 통진당 해산으로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정당은 새누리당일 수 있다. 그간 통진당과 ‘관계(적대적 공존)’를 맺어온 방식을 보면 그렇다. 지난해 8월 ‘국정원 댓글’ 위기 당시 정부ㆍ여당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대응했고, 같은해 11월 기초연금 공약 파기 논란이 일었을 때 정부ㆍ여당은 정당해산심판 청구로 국면을 전환시켰다. 통진당 해산 선고(12월 19일)도 최근 ‘정윤회 정국’을 덮기에 충분하단 해석이다. 실제로 SNS 상에선 지난 주말 사이 ‘정윤회’ 언급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나 통진당은 해산됐다. 난국 타개에 적절하고, 의석수도 법안 통과에 위협적이지 않으며, 과거의 ‘동거’를 문제 삼아 새정치연합을 공격할 수도 있는 ‘다용도 카드’가 송두리째 사라진 셈이다. 애국가를 안부르는 ‘확정 타깃’, 때릴 수록 지지율이 오르는 세력을 대한민국 내에서 또 찾을 수 있을까? 새누리당의 타격이 가장 크단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공존’이란 본디 한측만의 완패로 끝나지 않는 법이다.

‘이혼한 전처’는 잘되면 배아프고, 못 돼도 득 될 게 없다. 새정치연합과 통진당과의 관계가 딱 그렇다. 지난 총선에서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통진당과 ‘야합(野合)’했던 새정치연합은 통진당 해산 이후에도 여전히 통진당과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헌법재판관 구성을 문제삼는 인사도 있고, ‘이참에 확실히 정리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이혼을 관통하는 흔한 감정단계는 ‘애증(愛憎)’이기 마련이다. 그나마 위안은 더이상 ‘종북 숙주’ 비아냥은 안들어도 되게 됐단 점이다.

가난한 집에 살던 두 형제 가운데, 형이 집안의 전 재산을 들고 집을 나갔다가 망했다. 동생이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은 다름아닌 형이다. 집 나간 형은 통진당, 여전히 가난한 동생은 정의당이다. 형이 날려버린 ‘한줌 재산’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진다. 같은 크기만큼 형에 대한 미움도 커진다. 이제 가업(진보적 가치)을 물려 받을 사람이 동생밖에 남지 않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가진게 너무 적다.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다. 다음 끼니(총선) 걱정으로 잠이 안온다. 형과 유사한 길(정당등록 취소)을 걸을까 두렵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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