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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빅리거’ 강정호 눈앞…그의 한발 한발이 한국야구 미래다
포스팅 최고금액 500만2015달러 써낸 피츠버그와 협상…일본 내야수들의 미국 적응 실패 반면교사 삼아야
토종 슬러거형 유격수 강정호(27ㆍ넥센 히어로즈)의 미국 프로야구(MLB) 진출이 눈 앞이다. 포스팅 최고금액인 500만2015달러(약 55억 원)를 써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과 앞으로 한 달간 연봉과 계약기간에 관한 협상을 벌인다. 한국인 야수로선 최희섭, 추신수에 이어 세 번째이며 내야수로는 최초 도전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도전 역시 처음이다. 거의 모든 것이 한국야구 사상 처음이다보니 현지에선 긍정보다는 부정과 물음표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일본의 내야수들도 빅리그에서는 제대로 성공하지 못 했다. 2007년부터 2년간 활약한 이와무라 아키노리는 이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2010년을 끝으로 일본에 돌아왔다. 니시오카 츠요시는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2년만에 방출됐다. 나카지마 히로유키도 빅리그 진출 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일본에 돌아갔다. 이들의 실패 원인에는 내야수로서 수비 능력이 기대에 못 미쳤던 점이 첫 손에 꼽힌다. 외야에 비해 비중이 큰 내야 수비에서 실책이 잦아질수록 위축돼 타격도 동반하락하기 일쑤다. 수비는 동료들과 의사소통이 필수라 이런 부분에서도 아시아 선수들은 불안요소다.


강정호 본인도 “그런 우려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들의 사례를 철저히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그는 프로 입단 초기 내야수용 글러브뿐 아니라 1루수와 포수 미트까지 갖고 다녔을 만큼 내야 어느 곳이든 수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비 지적은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라며 흠 잡힐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또한 강정호는 젊음을 앞세워 계속 성장하고 있는 타자다. 2013년 22개의 홈런을 치던 타자에서 올해 한국프로야구 유격수 최초로 40개 홈런을 때려내며 특급 슬러거로 거듭났다.

설령 빅리그가 요구하는 공수 능력이 현재 그의 능력치보다 높더라도 좌절해선 안 된다. 그에게 근성은 가장 큰 힘이다. 도전을 포기하는 순간 일본 출신 내야수들의 전철을 밟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호평한 강정호의 스폰지 같은 흡수능력이 진가를 드러낼 때다.

투수로선 박찬호의 위업을 류현진(LA다저스)이 잇고 있다면, 추신수(텍사스)가 현재도 쓰고 있는 야수의 역사엔 강정호가 합류했다. 그가 내디딜 한발 한발이 한국야구의 전진이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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